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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면 나선 롯데 3세 신유열, 무거워지는 어깨

입력 2024-09-30 06:00 | 신문게재 2024-09-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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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열(맨 왼쪽)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지난 7월 인천 연수구 송도 11공구에서 열린 롯데 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시삽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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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사진=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8)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한 뒤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 롯데파이낸셜 대표 등을 거친 신 전무는 지난해 말 글로벌·신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에 오른 후 적극적으로 현장경영에 나서는 등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 초부터 VCM(옛 사장단회의), CES 2024, 미국 전기차 충전기 조립·생산 법인 설립 기념식, ‘인터배터리 유럽 2024’,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착공식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달 초에는 아버지 신 회장과 함께 유럽 출장에 동행해 ‘원롯데 통합 전략회의’에 참석했다.

원롯데 통합 전략회의는 한일 롯데 식품사 경영진들이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그간 신사업에 몰두하던 신 전무가 제과 경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전무는 일본 롯데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 전무는 지난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외에서 사내 이사에 선임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롯데호텔을 통해 한국 롯데에도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승계 구도가 확실해진만큼 신 전무가 롯데의 후계자라는 점은 변함없지만, 현재 영업환경을 볼 때 신 전무가 스스로 성과를 만들어내기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룹의 핵심 사업인 유통은 경기 악화와 소비 침체 여파로 정체에 빠져 있으며, 또 다른 축인 화학은 시장 경쟁력 약화로 부진을 겪고 있다.

롯데쇼핑의 매출은 2018년 17조8210억원에서 지난해 14조5559억원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 매출은 6조9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 상반기 24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31% 확대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올레핀 위주의 롯데케미칼은 점진적인 공급부담 완화 등 따른 수익성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2024~2025년에도 여전히 BEP(손익분기점) 이하의 부진한 이익창출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롯데도 올 상반기 5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이밖에도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에 이어 롯데지주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수익성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계에서는 아직 롯데의 지배구조에서 신 전무의 지위가 확실하지 않은 만큼 스스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롯데의 지배구조는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로 이어지고 있다.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큰아버지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으로 지분 50.28% 보유하고 있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4%를 가진 최대 주주다. 반면 신 전무는 지난 6월 롯데지주 지분을 7541주를 매수한데 이어 이달 4255주를 매수하면서 총 1만1796주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 선임 당시 신동주 회장은 조카의 선임을 반대했으나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5.96%) 등 신동빈 회장의 우호지분이 계속 지지를 하면서 의결됐다. 아버지 대에 남아 있던 갈등의 불씨가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것이다.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신 전무 스스로의 능력으로 후계자의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신 전무는 바이오분야에서 승계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업계에서 후발주자로, 2030년까지 글로벌 톱 10 바이오 시밀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느냐 여부가 향후 롯데의 승계구도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신 전무에 새 비전, 비즈니스를 투영해 함께 회사와 신 전무가 성장하는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아 신 전무의 어깨가 무거울 것” 이라고 말했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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