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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회장님만 아는 비밀 레시피”… 교촌치킨, 진천 소스공장 가보니

업계 유일 소스 전용 공장 구축...연간 최대 1만3000톤 소스 생산 가능
미생물 증식 예방 ‘물 없는 공장’ 구현...’할랄인증’ 전 세계 수출 발판 마련
국내산 고추·마늘·꿀 최근 3년간 3825톤 수매...지역 농가 판로 개척

입력 2024-09-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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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NBIO 진천공장 전경. (사진=비에이치앤바이오)

 

“간장 소스의 마지막 비법은 이 공장에 20년 다닌 공장장인 저도 모릅니다. 회장님과 극소수의 측근만 알고 있어, 타사들이 간장 소스를 흉내낼 수는 있어도 절대 따라하지는 못합니다.”

지난 26일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에 위치한 교촌에프앤비의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소스 공장에서 만난 김태윤 비상품품질혁신본부 공장장(상무)이 공정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1만 5375㎡의 부지에 연면적 9392㎡ 규모로 자리 잡고 있는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은 2017년 준공됐다. 교촌치킨의 시그니처 핵심 소스 3종인 간장, 레드, 허니는 물론 국내 주요 식품업체에 납품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소스 2000여종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B2B(기업간거래)로 운영하던 방식에서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진천 공장은 컵포장기, 파우치 포장기 등 5종(10대)의 충진설비와 10대의 배합탱크 등을 보유, 일 30~40톤 연간으로는 최대 1만2465톤의 소스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허니와 레드 소스만 진천공장에서 월 500톤 정도 생산해 가맹점주들한테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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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대표가 지난 26일 충북 진천군 소스 생산 시설 현장에서 글로벌 수준의 ’스마트팩토리’ 제조시설을 갖춘 첨단 자동화설비 등 소스 생산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자연 기자)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업계에서 전용 소스 회사를 설립해 치킨 소스를 직접 만드는 회사는 교촌이 유일하다”며 “청양홍고추, 국내산 마늘, 아카시아꿀 등 우리 농산물의 상당 수를 계약재배로 들여와 지역 농가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스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K-외식을 대표하는 메뉴는 ‘치킨’에서 나오고 K-푸드는 ‘소스’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가장 먼저 향한 곳은 4층 원료의 전처리와 배합이 이뤄지는 공간이었다.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매운 냄새가 코를 찌르게 만들던 마늘이 세척·살균되고 있었다. 껍질과 꼭지가 제거된 마늘이 설비에 투입되면 평평한 벨트 부분에서 중량을 확인 후 1차 세척(버블세척)을 진행, 2차로 마늘 겉면을 약 70도에 살균한 뒤 3·4차 빠르게 냉각하는 방식이다.

김태윤 공장장은 “생마늘 표피에 표피에 세균이 많아서 소독제도 사용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익히면 살균은 되지만, 생마늘 향이 나지 않아 70도 온도에서 90초 동안 담군뒤에 빠르게 냉각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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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원료의 전처리와 배합이 이뤄지는 공간에서 마늘이 세척·살균되고 있다. (사진=박자연 기자)

 

이처럼 진천 소스공장에서 생산되는 교촌 소스들은 대부분 ‘비가열 공법’으로 제조된다. 비가열 공법은 원물의 영양손실을 최소화하고, 가장 신선하고 진한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레드 소스’의 경우 청양 홍고추를 가열하지 않고 직접 짜내 매운맛을 낸다

이후 이동한 곳은 2층 포장실로, 4층에서 생산된 소스가 품질검사를 통해 ‘적합’ 판정이 나게 되면 천장에 연결된 배관을 통해 이동된다. 제품을 포장하는 공간은 병원의 음압관리시스템처럼 공기가 관리되는데, 병원과는 반대로 외부보다 압력이 높은 상태인 ‘양압’ 상태로 관리된다.

김 공장장은 “외부로부터 먼지나 오염물질 등 미생물의 유입을 막기 위해 해당 공간을 양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소스 제조 시설은 물론 포장실 바닥에도 미생물 증식을 막기 위해 물기가 전혀 없도록 공간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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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증식을 막기 위해 ‘양압’상태로 유지되는 2층 포장실 모습(왼), 1층 완제품 적재실에 상시근무자 없이 로봇이 박스를 적재하고 있다(오). (사진=박자연 기자)

 

마지막 공간인 1층 완제품 적재실에는 상시근무자 없이 로봇만 배치돼 있었다. 박스 포장된 상품을 로봇이 지정된 위치에 입력된 패턴으로 박스를 적재하고 있었다. 팔레트의 적재가 완료되면 무인 대차(AGV)가 라인을 따라 이동해 냉장 창고에 자동으로 입고된다.

이처럼 진천공장은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제품 안전성’과 ‘생산 효율’을 높인 점에서 인정받고 있다. 위생 관리에 특화된 ‘물 없는 공장’에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원료 투입부터 포장까지 최첨단 자동화 로봇 설비 라인을 보유했다.

또한 할랄인증을 받은 생산시설을 통해 중동과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문화권에 교촌 치킨용 소스를 수출하고 있다. 현재 7개국 △미국 △캐나다△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두바이 △중국 △대만에 진출한 교촌치킨의 모든 해외 매장에서 판매되는 소스는 진천 공장에서만 제조되고 있다.

송 대표는 “교촌과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최고의 맛과 품질 구현에 기여하고 농민과의 상생 및 동반성장을 강화할 것”이라며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글로벌 종합식품유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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