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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현양격고(懸羊擊敲)

입력 2024-09-29 14:09 | 신문게재 2024-09-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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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하면 ‘양을 매달아 북을 두드리게 한다’는 뜻이다. 양을 매달아 버둥거리게 해 마구 북을 두드리게 함으로써 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자치통감>에 나오는 이야기로, 송나라와 금나라가 다투는 송나라 장수 필재우(畢再遇)가 펼쳤던 군사직전에서 유래한 말이다.

당시 금나라 군대와 대치 중이던 필재우는 도저히 수적으로 금군에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해 철수를 결정하게 된다. 그런데 송나라 군대가 철수하는 도중에도 계속 밤낮으로 북이 쉼 없이 울렸다. 적을 속여 철수할 시간을 벌기 위해 계획된 ‘현양격고(懸羊擊敲)’ 전술이었다.

필재우는 양들을 거꾸로 매달아 양의 앞발굽이 북에 닿을 수 있도록 했다. 고통스러운 양들이 발버둥치며 북을 계속 두드리자 금나라 군대는 여전히 송나라가 일전을 준비 중이라고 오인해 더 이상 전진을 못하고 대기한 채 며칠을 보냈다.

현대에 와서는 독일 히틀러의 공격을 받은 소련군이 독일군 진지 앞에서 고음의 나팔을 계속 불어대고 전축을 틀어 전차가 이동하는 소리를 냄으로써 대 부대가 부근에 있는 것처럼 속여 큰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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