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항공 · 해운 · 물류 · 무역

부산항 경쟁력 잃으면 HMM도 연쇄 타격…新전략 수립 시급

입력 2024-09-27 05:3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사진제공=HMM)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사진제공=HMM)

 

한국경제의 해양물류 경쟁력이 급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세계 주요 항만과 달리 부산항의 자동화나 스마트화가 늦어지면서 전체 20%가 넘는 선박이 부산항을 이용하는 국적 선사 HMM도 연쇄적인 경쟁력 하락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발간한 ‘포트 앤 로지스틱스’ 보고서에 따르면, 7월 싱가포르항과 홍콩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월 대비 각각 6.6%, 2.7%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싱가포르항은 357만4181TEU, 홍콩항은 113만4000TEU를 처리했다.

특히 싱가포르항은 2040년까지 66개 선석, 연간 6500만TEU 처리능력을 갖춘 메가 항만으로 도약하겠단 목표다. 28조4000억원을 투자해 모든 장비를 자동화하고 264대의 자동화 크레인을 도입하는 등 첨단 스마트 항만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싱가포르항이 달성한 역대 최고 처리량인 3901만TEU의 약 1.7배에 달한다.

싱가포르항의 경쟁력은 단일 운영 체계에서도 돋보인다. 부산 신항이 다수의 운영사로 분산된 것과 달리 싱가포르 항만은 PSA가 단독 운영 중이다. 또한 ‘버추얼 터미널(Virtual terminal)’ 방식의 지분투자를 통해 선사들의 안정적인 물량 처리와 비용 절감을 돕고 있다.

문제는 주요 환적 거점으로 삼는 등 경쟁사보다 부산항 의존도가 높은 HMM이다. HMM의 선박 배치 현황 분석 결과, 전체 선대의 21.25%가 부산항을 이용한다. 대표적인 경쟁 선사인 MSC(11.66%), APM-Maersk(10.53%), CMA CGM(12.97%)은 HMM보다 훨씬 낮다. COSCO은 부산항 이용 비율이 2.94%에 불과하다. 부산항 경쟁력 약화로 화주들이 다른 항만으로 이동하면 HMM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HMM이 디지털 물류 플랫폼 강화, 신기술 도입,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 등 새로운 환적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이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위해 첨단화된 항만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HMM이 환적 물량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최적 항로 설정,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화물 추적, 블록체인 기반의 안전한 거래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서비스 개선, 친환경 선박 도입을 통한 차별화, 전략적 제휴 확대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MM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