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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첫 밸류업 지수, 기업가치 위한 공통 과제로 풀어야

입력 2024-09-25 13:49 | 신문게재 2024-09-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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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의 핵심 방안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베일을 벗어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코스피 상장사 67곳과 코스닥 기업 33곳 등 100개 기업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신한지주, 셀트리온 등 업종 대표 종목들이 들어갔다. 한국거래소가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 환원, 시장 평가, 자본 효율성 등 절차를 작동시킨 결과지만 한동안 저울질하던 편입 예상 종목 상당수가 빠졌다. 합당한 기업가치 지표일지 의문부호도 남기고 있다.

밸류업 수혜주로 간주되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편입되지 않으면서 4대금융주가 반타작에 그친 게 대표적이다. 특정 산업군 편중을 피한 상대평가 방식이지만 부자연스럽다. 2차전지 대표주인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로 힘을 받던 에프엔가이드 같은 종목들도 빠져 있다. 주요 석유화학 4개사 중 실적이 견조한 금호석화마저 명단에 들지 못했다. 수익성이 밸류업보다 다급하긴 해도 업계를 ‘우울’하게 한다. 주주 환원에 적극적이던 통신사도 보이지 않는다. 밸류업 지수에 들면 우수기업과 유망기업으로 일단 평가받는 점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들 만한 대목이다.

30일부터 실시간 지수 산출로 더 확실해질 테지만 지수 발표만으로 대폭적인 증시 부양 효과에 한계가 있다. 이번 지수는 기업들이 밸류업을 성실히 공시하고 실행하는지의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내세운 지수가 기업 가치 우수 기업의 투자 유도를 위해 개발된 사실을 환기하면 특히 그렇다. 100곳의 구성 종목에 들었는지에 따른 ‘일희일비’가 전부일 수 없다. 선정 기준의 명료한 틀만 고수하지 말고 보완할 게 많다. 세법 개정도 K-밸류업에 보탤 노력의 일부분이다.

지수에 포함 안 된 기업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기업 보고서 발간, 공동 IR(Investor Relations), 공시 우수법인, 코스닥 대상 가점 등의 지원책과 더불어 다양한 후속 지수를 개발해야 한다. 밸류업 지수 관련 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 기관투자자의 패시브 자금(특정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자금) 유도 여부는 주시해볼 공통 과제다.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측면을 잘 살리는 것 또한 관건이다. 주주 가치 제고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증시 부양의 선순환에 기여해야 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목적이 이것이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고 믿던 종목들이 대거 제외된 점은 첫 출시 지표로서의 한계임을 꼭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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