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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누가 되든, AI 반도체 패권 경쟁 심화…IRA 기조 유지”

입력 2024-09-23 09:58 | 신문게재 2024-09-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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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경쟁은 더 심화되고, 배터리의 경우는 대선 결과에 따라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의와 한미협회는 23일 공동 개최한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서 이 자리에 참석한 한·미 반도체·배터리 전문가들이 이 같은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반도체분야 전문가들은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미국의 중국 견제와 자국 내 투자 확대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 속에서 국내 반도체산업의 위기요인과 기회요인을 간파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누가 당선돼든 미·중 패권 경쟁은 반도체를 넘어 AI·양자컴퓨터 등으로 확전될 것”이라며 “특히, AI 반도체는 국가대항전에 더해 엔비디아 연합 대 미국 IT·첨단기업 위주로 형성된 반(反)엔비디아 연합(UA링크)간 대결 구도로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기업들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이어 “해리스가 당선되면 동맹국과 함께 COCOM(대공산권수출조정위원회) 2.0 같은 첨단기술 수출 통제 기구를 결성해 중국을 압박하고 CHIPS(칩스)법 개정을 통해 자국 내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할 가능성이 큰 데 반해, 트럼프가 되면 중국 압박과 자국 투자 확대 수단이 CHIPS법 상 가드레일 조항 및 보조금 수령을 위한 동맹국 투자 요건 강화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패널토론에 참여한 게리 클라이드 허프바우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 대선에서 누가 되든 미국 내 반도체 투자에 크게 기여한 CHIPS법은 바뀌지 않겠지만, 트럼프가 될 경우 사회복지분야 지출에 관심을 쏟는 해리스보다 보조금 확대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대중 압박에 대해선 “다음 대통령 임기동안 반도체산업의 주요 관심사는 AI가 될 것”이라며 “고성능 반도체와 인재 확보가 필수인데, 만일 트럼프가 된다면 이 두 가지를 중국으로부터 철저히 차단시키는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창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교수 역시 “미국의 반도체 투자 및 R&D 정책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국가 안보와 경제력 향상이라는 큰 틀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는 고용창출 중심의 반도체 기술에, 해리스는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반도체 기술에 중점을 두고 지원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누가 되든 미국의 초격차 반도체 개발을 위해 한국, 대만,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과의 연합을 유지·강화시켜나가겠지만, 특정 분야에 있어 뜻밖에 중국과 화해하는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특히 칩렛(Chiplet) 기술을 중심으로 미·중 간 기술교류 및 공동 표준 개발 등 선별적 협력 체제가 구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배터리분야에서는 IRA 혜택 축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배터리 전쟁’의 저자 루카스 베드나르스키는 “해리스가 당선되면 IRA를 포함한 배터리 정책 전반의 기조가 유지될 것이지만, 트럼프가 된다면 IRA 혜택이 축소되어 한국 배터리 기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토론에서 최종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총괄본부장은 “트럼프 재집권 시 행정부 권한을 활용해 IRA 지원규모를 축소시킬 경우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역시 “트럼프가 돼도 미국 내 IRA 수혜지역에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점을 감안하면 법안 폐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행정 권한으로 IRA가 후퇴한다면 미래 이익을 기대하며 단행했던 국내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들이 전면 재조정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두 후보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이 오히려 한국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GVC(글로벌가치사슬)에서 TVC(신뢰가치사슬)로의 전환이 필요한데 한국은 광물가공-소재-배터리-전기차 전체 밸류체인에서 중국의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는 국가”라고 말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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