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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전세에서 월세로? 월세 시장 불안 심화"

입력 2024-09-19 16:02 | 신문게재 2024-09-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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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정부의 가계대출 압박에 은행들이 주택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월세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서울 아파트 곳곳에선 매물부족과 함께 월셋값이 가파른 속도로 뛰어오르며,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19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이날 기준 1만51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세 매물이 정점이던 2022년 12월 3만여건에 비해 절반 가량 급감한 수치다. 올해 1월 2만건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월세 매물이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남구의 월세 매물은 올해 1월 1일 6482건에서 이날 3481건으로 46.3% 줄었다. 이어 중구(-42.1%), 중랑구(-41.3%), 양천구(-40.4%), 영등포구(-34.3%), 은평구(-31.7%), 서대문구(-30.5%) 순으로 매물이 축소됐다.

매물이 줄면서 가격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특히 가을 이사철 수요가 높은 학군지의 월세 가격은 큰폭으로 치솟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76㎡의 경우 지난달 보증금 4억원에 월세 110만원으로 세입자를 뒀는데, 1년 전 같은 보증금과 비교하면 월세가 60만원 올랐다. 인근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도 지난 7월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32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는데, 올해 초 월세가격 250만원과 비교하면 70만원 뛰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이 교육 때문에 이사를 오는 경우가 많은데, 전세대출까지 막으니 어쩔 수 없이 월셋집이라도 구하겠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기존 세입자는 웃돈을 주고 눌러 앉는 분위기고, 좀 괜찮다 싶은 물건은 빨리 나가 가격도 계속 오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일부 단지에선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거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는 109건으로 나타났다.

월셋값이 가장 비싼 단지는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였다. 이 단지 전용 200㎡는 지난 5월 보증금 3500만원·월세 35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또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44㎡는 보증금 15억원·월세 2659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갱신됐다.

정부는 이달부터 가계대출 관리 면목으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시행하고,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과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등 은행 문턱을 높였다.

대출규제가 지속될 경우 월세로의 ‘풍선효과’가 커져 결국 서민층 주거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로 인해 전세의 월세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월세를 사는 서민층의 주거 부담도 가중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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