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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정갈등과 '1:10:100 법칙'

입력 2024-09-19 13:28 | 신문게재 2024-09-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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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재욱
빈재욱 정치경제부 기자
‘1:10:100’

미국 유명 물류회사 페덱스엔 1:10:100 법칙이 있다. 제품의 불량을 처음 발견하고 고치면 1의 비용이, 이를 무시해 시장에 내보내면 10의 비용이, 고객이 불량을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하면 100의 비용이 든다는 법칙이다. 문제가 발견됐을 때 즉각 수정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손해를 덜 본다는 것이다. 과거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 때 자주 언급됐다.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의정 갈등이다. 이번 추석엔 ‘아프지 말라’가 최고의 덕담이었다고 하질 않았는가. 괜히 응급실에 실려 가 고생하지 말라는 의미가 담겼다. 다행히 우려했던 ‘추석 응급실 대란’은 없었지만 아직 문제는 남아있다.

의사들은 올해보다 의료공백의 지옥은 내년에 펼쳐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증원된 의대생 1509명을 교육할 환경이 부족하며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는 등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계속 퍼져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정부는 의료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면서도 의료계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찌 됐든 문제를 풀 키는 정부가 쥐고 있다.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미 2025학년도 의대 수시가 시작됐으니 ‘올해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만 나와선 안 된다.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는 카드를 버릴 필요는 없다.

일각의 우려처럼 의료 시스템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아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의정갈등을 해결하려고 나선다면 ‘100’의 비용은 물지 않을 수 있다. 늦었다고 판단하더라도 주저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빈재욱 정치경제부 기자 binjaewook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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