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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인중개사, 전세사기 반성이 먼저다

입력 2024-09-12 14:21 | 신문게재 2024-09-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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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건설부동산부 차장

“전세 사기 사건이 사회적인 이슈로 급부상한 후 검거된 2400여 명 중 대다수는 ‘무면허’로 중개를 한 사람입니다. 공인중개사 혹은 중개 보조인은 400명 가량에 불과합니다”


얼마전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공인중개사협회장이 한 말이다. 소수의 법을 어긴 사람들 때문에 11만명이 넘는 아무 죄도 없는 공인중개사들이 욕을 먹는게 안타깝다고 했다. 공인중개사를 보호하려는 협회장의 의도는 알겠지만 조금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400명 밖에 안된다? 400명이나 되는 것이 아닐까.

그도 그럴 것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전세사기 과정에서 공모한 공인중개사에 대한 울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인천 미추홀구에서 전세사기를 벌인 남모씨 일당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자 피해자들은 피를 토했다.

한 피해자는 최근 공판에서 전세 사기 재판에서 공모자들이 감형받거나 무죄 판결을 받자 “피해자들은 나라가 인정한 공인중개사를 믿었을 뿐인데 공인중개사가 조직적으로 사기 치는 것을 어떻게 당해낼 수 있겠느냐”고 외쳤다.

전세사기에 공인중개사들이 개입한 사건은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세사기 의심 거래를 진행한 결과 의심거래 4137건을 적발해 1414명을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수사 의뢰한 전세사기 의심자 중에는 공인중개사가 488명(34.5%)으로 가장 많았다.

이런 가운데 공인중개사협회는 그동안의 축적된 데이터로 새로운 부동산 지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혹시 전세사기에 연루된 공인중개사들이 개인적 일탈이라고 보기에는 그 수가 너무 많고 죄도 깊다는 점을 잊은 것일까. 지금은 무조건 반성이 먼저다.

 

장원석 건설부동산부 차장 one21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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