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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7월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1일 관련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오후 2시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에는 김 위원장과 함께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이 출석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가(12만원)보다 높게 형성,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카카오가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2400억원을 동원, 553회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고 봤다.
공판의 쟁점은 김 위원장이 SM 엔터 시세 조종을 지시했는지 여부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이 주가 조작을 승인한 것으로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김 위원장 측은 어떠한 불법 행위를 지시·용인한 적 없다며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고 반발했다. 김 위원장 변호인단 역시 SM 지분 장내 매수는 정당한 경영 행위라고 주장해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통상 대법원 판결까지 최소 3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의 경영 불안정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카카오는 핵심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어 내홍을 겪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톡 플랫폼 및 AI와 사업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하반기 중 사업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시사한 바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카카오VX에서 연내 골프용품, 헬스케어 플랫폼, NFT 등의 사업을 철수한다. 뮤렉스파트너스에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VX 지분 전량(65.19%) 매수도 추진 중이다. 카카오의 IT 솔루션 자회사 디케이테크인은 다음 달 1일자로 경영 효율성 증대를 위해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한다고 지난달 23일 공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는 123개로 지난해 5월 147개에서 몸집이 급격하게 줄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최근 카카오VX 매각 반대 시위와 함께 일방적인 구조조정·급여 삭감을 규탄하고 나섰다. 아울러 단체 협약 교섭이 공식 결렬됨에 따라 노동위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단체 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카카오는 연내 대화형 플랫폼 형태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환각현상을 최소화하고 AI에 친숙하지 않은 카카오톡 사용자를 고려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AI 서비스 공개에 대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개발 중인데, 여기에 노사갈등과 사법리스크까지 겹쳐 사업에 집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