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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인상안에도…기아 노사, 임단협 타결 무산되나

기아 노조 12일 2024년 임·단협 잠정합의안 투표
성과연동제 놓고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도 불승인
"뼈를 깎는 결단 했다" 조합원 달래기 나선 노조

입력 2024-09-12 06:54 | 신문게재 2024-09-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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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14;57;23
최근 교섭을 위해 마주한 기아 노사. (기아 노조 제공)

 

기아 노사가 ‘성과연동제’에 합의하면서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맏형’ 현대자동차를 능가하는 역대급 임금 인상안에도 불구, 노조 안팎에서 ‘부결 투쟁’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기아 노조는 12일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놓고 조합원 투표에 나선다고 밝혔다. 문제는 잠정합의안이 최종 관문인 찬반투표의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노사 모두 추석 전 타결을 목표했지만, 합의안이 부결되면 교섭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특히 노조 내부에서조차 거센 반대에 부딪힌 ‘일반직 성과연동제’는 교섭장에서 논의되지 않고 양측 간사간 논의로만 합의가 됐다며 ‘밀실합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아 노조의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도 일반직군의 성과·평가 연동 차등 보상이 포함된 합의안은 승인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상급단체의 반대가 아니더라도 ‘자본의 노예가 될 것’이란 인식이 파다해 일반 조합원이 성과연동제를 수용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하임봉 기아 노조 지부장이 잠정합의안 설명회를 진행하던 중 대의원 전원이 퇴장하는 일도 벌어졌다. 급기야 노조 내 각 계파들이 힘을 합쳐 잠정합의안 폐기와 부결 공동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절차와 내용에 있어 잠정합의는 위법했다”고 날을 세웠다. 하 위원장은 즉각 성명을 내고 “뼈를 깎는 결단을 했다. 현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조합원 달래기에 나섰다.

성과연동제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기아의 임금인상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성과금만 하더라도 창립 80주년 기념 격려금 포함 500%+1780만원에 달한다. 총액을 계산하면 개인당 4500만원 정도다. 현대차는 기본급 인상액까지 포함해야 이 정도 수준이 됐다. 하 지부장은 “노조는 현대차와 차별 없는, 오히려 현대차를 넘어서는 최대 합의의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합의안에 있어 부족한 부분은 겸허히 질타받고 이후 사업에 반영해 더 나은 사업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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