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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칼바람 부는 '카카오VX'…노조, 내달 단체 행동 예고

입력 2024-09-10 06:29 | 신문게재 2024-09-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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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
카카오 노조가 9일 서울 강남구 뮤렉스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카카오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나유진 기자)

 

카카오가 ‘뮤렉스파트너스’에 카카오VX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카카오 노동조합(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카카오VX의 구조조정을 규탄하며, 사모펀드 인수가 기업과 근로자 모두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카카오 노조는 9일 서울 강남구 뮤렉스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카카오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시위를 열었다. 사모펀드(PE) 투자 진출을 시도 중인 뮤렉스파트너스는 카카오 게임즈가 보유한 카카오VX 지분 전량(65.19%) 매입과 함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골프·레저 사업을 영위 중인 카카오VX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골프 산업 하향세와 함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모기업인 카카오게임즈와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서 매각설이 두드러졌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매각은 검토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으나, 매각설은 이내 현실이 됐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VX는 이달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달 반기보고서를 통해 카카오VX 사업 중 골프용품, 헬스케어 플랫폼, NFT 사업을 철수한다고 공시한 만큼, 관련 부서가 주요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것이다. 회사는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안내문과 개별 면담을 통해 자택 대기발령과 함께 급여 삭감을 통보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이 같은 움직임이 뮤렉스파트너스와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다. 사모펀드들이 통상 인수할 때 많이 해왔던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날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현재 카카오VX는 자산과 이익유보금 등을 보유해 급여 지급이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 또 연말까지 서비스를 유지한다고 발표한 만큼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갑작스럽게 9월 내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고용 불안을 유발한 점이 뮤렉스파트너스와의 밀실 협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8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된 ‘락앤락’ 사례도 언급됐다. 이날 시위에 동참한 손세호 화섬식품노조 락앤락 지회장은 “일반 기업에서 회사를 인수하면 국민 정서와 국가 기관과의 관계를 고려해 기업을 운영한다”며 “그러나 사모펀드는 투자금 이상의 이익을 내서 나가는 것이 최종 목적인 만큼 매각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매각한다”고 꼬집었다. 노조에 따르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락앤락 인수 후 5년간 사옥과 공장, 물류센터 등을 매각했고 해당 건물에서 근무하는 많은 직원을 해고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주 단체협약이 공식 결렬돼 오는 1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조정 회의를 앞두고 있다. 1,2차례 회의 후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쟁의권을 획득할 수 있어, 노조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단체 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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