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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은 ‘열린 귀’로 산업계 목소리 들었나

입력 2024-09-05 14:09 | 신문게재 2024-09-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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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와 정계의 소통 행보가 모처럼 주목을 받는다. 산업계 입장을 전하는 창구 역할을 자임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5일 국회를 찾아 여야 대표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가졌다.

기업활동 규제 완화를 비롯해 논의 또는 건의된 경제 현안은 입법과 정책으로 최대한 반영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이 경제계 목소리 수렴에 충분치 않으면 글로벌 시대의 경제 활로는 잘 열릴 수 없다.

여야 대표의 취임 축하를 곁들인 이번 회동에 쏠리는 관심은 경제 현안을 놓고 재계와의 접점 늘리기 노력이 희귀했다는 뜻도 된다. 최 회장이 9월 정기국회 시작에 즈음해 전달한 산업계 요청을 내쳐서는 안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특히 ‘먹사니즘’을 주제어로 제시하려면 기존 일방통행 노선은 과감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 다음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과의 회동에서도 현장에서 전해지는 목소리를 가감 없이 ‘열린 귀’로 들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재계 리더들의 국가 간 유대 강화 노력에도 관심을 갖고 지원할 때다. 4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TED)에서도 부각된 경제 협력은 비즈니스 기회 창출과 글로벌 금융 안정에 도움이 된다. 한화오션의 미국 해군 함정 MRO(유지·정비·보수) 사업 수주는 국가 간 경제 밀착 이상의 의미까지 띤다. 경제는 종종 외교·전략적 관계도 공고히 하는 매개가 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든 국민경제, 국가경제와 직결된 기업활동을 뒷받침하는 일은 정치권의 지당한 책무다.

최근 일련의 회동에 나타난 기업들의 행보는 정기국회에 맞춰진다. 쟁점 법안들에 대해선 기업 고충을 반영하고 경기 활성화를 위한 법안 발의와 이행에 정성을 쏟으면 된다. 규제 완화와 혁신 지원, 노동시장 유연화 등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현안을 외면할 수 없다. 제22대 국회의원 환영 리셉션에서 외친 대로 한국 기업을 ‘세계 1등으로’ 만들려면 기업과 정치의 협력은 필수다.

지금 국회 지형으로는 협치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제계가 바라는 킬러규제 혁신은 말할 것이 없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강조한 여야 협의체는 연금 개혁 등의 성패를 가르는 중대한 시험대다. 기업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과 규제개혁 필요성을 아무리 역설해도 정치가 사라진 국회에선 소귀에 경 읽기나 같다. 대화 정치를 복원한 다음, 청취된 산업계의 문제에 대해 정치 논리를 뒤로 하고 경제 논리로 풀어야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다. 경기 회복이 시급한데 기업인의 의욕을 꺾는 일은 없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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