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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음식점주만 모르는 주문자 데이터

입력 2024-09-05 14:13 | 신문게재 2024-09-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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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연 생활경제부 기자

“실제 주문 건수는 하나도 없고, 클릭 수만 몇천 건인 것도 납득이 안되는데, 클릭 건수 중 몇 건이 실제 주문으로 이어졌는지도 우리는 몰라요. 일주일 뒤에 차감되는 광고비만 알 수 있을 뿐입니다”


한 배달앱에 입점한 점주의 말이다. 해당 점주는 자신의 음식점을 앱 내 검색과 배너 창 등에 가게를 노출하는 대신, 일정의 이용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플랫폼에 일정 금액을 충전하고, 앱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충전 금액에서 광고비를 과금하는 구조다.

실제 배달의민족은 입점업체들의 반발에도 소비자가 입점 가게를 클릭하면 실제 주문 여부와 상관 없이 건당 200~600원의 광고 수수료를 받아가는 ‘우리가게클릭(이하 우가클)’이란 광고 상품을 운영 중이다.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단순 클릭만이 아닌 실제 주문까지 이어져야 차감되는 광고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배민은 우가클 상품의 실시간 고객 유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당일 정산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일주일 뒤에 정산하는 형식이라 점주들은 뒤늦게 과도한 광고비가 부과된 것을 알 수 있다.

광고 상품을 돈내고 이용하고 있지만, 정작 투명한 정산 내역을 본 점주들은 아무도 없는 셈이다. 점주들은 고객이 주문하지 않고 클릭만 했는데도 광고비를 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답답한을 토로하고 있다.

점주들의 불만을 없앨 방법은 간단하다. 주별로 확인 가능한 관련 데이터를 일별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점주들이 요청하는 고객 유입 데이터 등 세부 내역들을 공개하면 될 일이다. 기업의 자산과 다름없는 순수 데이터를 외부에 노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플랫폼 업체가 하나둘 신뢰를 잃어가는 상황에서 배달앱까지 말뿐인 상생·신뢰를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박자연 생활경제부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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