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문화 > Book

[비바 2080] 100세 시대 신간… 서수연 <당신을 위한 수면 큐레이션>

입력 2024-09-09 08:44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저자는 심리치료를 기반으로 수면문제를 해결하는 ‘국내 1호’ 수면 심리학자이자 임상심리전문가다. 그는 한국에서 열 명 중 한 명은 치료가 필요한 정도로 심각한 불면증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에서 불면증에 가장 효과가 있다고 검중된 ‘비약물적 심리치료’들을 집중 소개한다.

다운로드 (1)
◇ 건강한 수면을 위한 기본

수면 건강을 평가하는 다섯 가지 조건이 있다. 피츠버그 대학의 저명한 수면학자 대니얼 바이시 교수가 제안했다. 첫째, 수면 시간이다. 잠을 실제로 몇 시간 자느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다섯 시간에서 열 세 시간 정도 자는데, 이 범위를 벗어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다섯 시간 이하로 자면 심혈관 문제나 대사 문제, 그리고 조기 사망까지 건강 상의 문제가 다양하게 생길 수 있다.

두번째는 수면의 연속성이다. 중간에 깨지 않고 자는 지 여부다. 불면 증상은 크게 세 가지다. 불을 껐는데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 중간에 깨서 다시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 계획했던 시간보다 너무 일찍 일어나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다. 불면증이 심하다면 수면의 개시 문제와 수면의 만족성 문제를 다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수면의 타이밍이다. 각자에게 있는 자신만의 최적의 시간에 잠에 드는가 이다. 네 번째는 수면 만족도다. 수면의 질이 좋고 만족스러운가 이다. 마지막으로 낮 동안의 기능이다. 잠을 못자서 낮에 피곤하거나 감정 기복이 있는가 이다. 저자는 “사람마다 필요한 잠의 양이 다르다”며 “자신이 가장 좋은 상태로 좋아하는 것 들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자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 수면의 양”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또 건강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수면의 기본 원리 세 가지를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는, 높은 수면 욕구다. 깨어 있는 시간이 충분히 길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깨어 있으면 우리 몸 속에 ‘아데노신’이라는 성분이 축적되어 자고 싶은 욕구가 높아진다. 다음은 자신의 일주기 리듬에 맞춰 잠을 청하는 것이다. 하루 중 내 몸의 일주기 리듬을 통해 알 수 있는 적합한 시간대에 잠을 청해야 숙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지막은 낮은 스트레스다. 마음이 편해야 잠이 잘 온다는 얘기다.

◇ 잠이 부족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수면이 극단적으로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초미세수면 사태로 들어간다. 30초 이내 등 짧은 시간 동안 잠깐 의식을 잃고 잠이 든다. 이 때 뇌파를 보면 깨어있는 베타파(8~13Hz)가 아니라 잘 때 나오는 세타파(4~7Hz)가 나온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잠 부족은 만성적 숙취 상태와 같다고 한다.

수면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집중력이나 기억력 같은 인지 기능 유지와 치매 예방이다. 치매의 대표적 증상 가운데 하나가 기억력 저하인데 불면증과 관련이 있다. 불면증이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수면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혈관성 치매 같은 모든 종류의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불면증이 밤에만 괴로울 것이란 생각이다. 하지만 저자는 “불면증은 24시간 동안 나타나는 병”이라고 말한다. 낮 동안에도 심리적 불편감을 겪고 사회적·직업적 기능에 지장을 느끼는 사람들이 9~15%에 이른다고 한다. 수면의 양이나 질에 대한 불만족감으로 불면증을 경험하는 사람이 8~18%, 정신장애의 잔단 기준을 충족해 꼭 치료가 필요한 불면 장애를 겪는 사람도 6%라고 한다.

불면증과는 조금은 다른, 지연성 수면위상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내부의생체시계가 지연되어 있어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주기 리듬으로 지내는 것을 말한다. 불면증 환자처럼 자주 깨지는 않지만 본인이 원하는 일정에 맞게 잠을 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른바 ‘저녁형 인간’은 불면증에 취약할 수 있다.

본인의 타고난 생체리듬을 조정해서 원하는 하루를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먼저, 빛 사용하기다. 기상하자마자 15분 이내로 최소 30분 이상 자연의 밝은 빛을 쬐면 하루의 생체시계가 다시 초기화된다. 다음은 규칙적인 일과 만들기다. 힘들어도 아침 식사를 하고 주중이든 주말이든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변의 도움을 일어나는 연습을 하는 방법도 있다.

◇ 생활습관으로 수면 가성비 높이기


침대는 원래 편안하게 휴식고 숙면을 취해야 하는 곳이다. 저자는 ‘잠만 자는 침대’ 만들기를 권한다. 그 첫 단계로, 졸음과 피곤함을 구분하라고 말한다. 졸릴 때만 침대에 눕고, 피곤할 때는 긴장부터 해소한 후에 침대에 들라고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잠 예열하기다. ‘불멍’ 때처럼, 자기 전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에 편안함을 갖기를 권한다. 3단계는 잠이 안오면 침대에서 나오기다. 30분이 지났는데도 잠이 안오면 침대에서 나와 마음이 편해지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몰두해 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수면은 양보다 질”이라고 강조한다. 수면의 가성비를 높이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잠에 대한 가성비를 전문적인 수면 용어로 ‘수면 효율’이라고 한다.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 대비 실제로 잔 시간의 비율이다. 보통 이 수치가 85% 정도는 되어야 수면이 건강하다고 말한다. 이런 질 높은 수면을 하려면 침실에서 시간 단서가 될 만한 물건들을 치우고 수면일지를 써보라고 저자는 권한다.

저자는 낮잠도 잘 자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언제 얼마만큼 자는 지에 따라 오히려 에너지 수준을 늘리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낮잠은 30분 미만으로 자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요즘 스마트 워치를 맹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자칫 낮이 피곤해질 수 있다며 신중할 것을 권했다. 이 기기가 잘 자는 사람의 수면은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하지만, 잘 못자는 사람들의 수면은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커피를 현명하게 마시는 방법도 조언한다. 카페인이 우리 몸에 남아 있는 반감기는 일반적으로 5~6시간이라고 한다. 즉, 커피를 마시고 그 시간이 지난 후에도 우리 몸에 반 정도의 카페인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낮에 먹은 커피는 밤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체로 잠 자기 8.8시간 전에 커피를 마셔야 잠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권장하는 카페인의 기준은 약 107㎎ 정도다.

◇ 스스로 잠을 부르는 마음 훈련


저자는 노스웨스턴 대학 제이슨 옹이 개발한 ‘불면증을 위한 마음 챙김 기반 치료’를 소개한다. 그는 모두 7가지의 마음 챙김 자세를 제시했는데 저자는 그 가운데 세 가지(애쓰지 않기, 수용, 인내심)를 특별히 강조했다.

애쓰지 않기란, 수면이 자연스러운 생리적 과정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면이 이뤄지도록 힘을 빼는 마음가짐이다. 잠을 예열하는 과정에서, 잠을 자기 위한 행동이 아닌 목표가 없는 편안한 활동들을 선택해 보라는 것이다. 수용하기란, 잠을 못자는 것을 못 견뎌 쫓아내려 하지 말고 그것이 내 일부가 되었다고 인정하자는 것이다. 인내하기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잠이 온다는 믿음을 가지면 좋다는 것이다.

저자는 “생각만 바꿔도 잠이 온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잠을 방해하는 세 가지 생각 유형을 극복하라고 조언한다. 첫째는 수면부족으로 인한 후폭풍 걱정, 두 번째는 불면에 대한 파국적인 생각, 세 번째는 수면원리에 반대되는 생각이다. 잠을 더 잘 자기 위해 생각해 낸 책략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잠을 못자는 사람일수록 침대에 오래 누워있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잠을 못 이룬다면 그것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겨보라”고 말한다. 잠을 못 잔다고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는 얘기다. 취침 시간을 하루의 마감시간으로 생각하고, 그 전에 바쁘게 해야 할 일을 하고 그 안의 시간에 내가 즐길 수 있는 시간도 확보해 의미 없이 흘려보내지 않도록 노력하는 습관을 가져 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부부 관계가 더 돈독해 지는 ‘수면 이혼’도 소개했다. 부부나 커플이 각자 다른 침대 혹은 다른 방에서 자는 것을 말한다. 각방 쓰기보다 관계적 측면에서 더 능동적인 개념이다. 수면이혼을 하려면 사전에 충분한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다. 수면이혼의 목적은 수면으로 인해 서로 불편했던 부분을 해소하고 오히려 더 좋은 관계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