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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金징어

입력 2024-09-03 14:27 | 신문게재 2024-09-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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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해산물중 하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수산물 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징어는 고등어에 이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 2위에 올랐다. 지난 2020년에는 같은 조사에서 고등어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오징어가 요즘 ‘금(金)징어’가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오징어 가격은 전년 대비 13.5%가 올랐다. 비단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매년 오징어 가격은 10% 이상씩 오르고 있다. 전통시장이든 대형마트든 오징어는 이제 한마리에 4000~5000원을 주고 사 먹어야 하는 귀한 생선이 됐다.

오징어가 이처럼 귀해진 것은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오징어 어획량은 약 2만3000톤으로 2000년 어획량(약 23만 톤)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하는 이유는 수온 상승이다. 동해안 수온이 상승하면서 한류성 어종인 오징어의 이동 경로가 북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가운 수온을 찾아 북상한 오징어를 중국 어선들이 싹쓸이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오징어 어획량 급감은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고 한다. BBC에 따르면 한국처럼 오징어 수요가 많은 일본과 대만 역시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주로 잡히던 ‘캘리포니아화살꼴뚜기’는 이제 알래스카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지중해에 주로 서식하던 ‘유럽화살오징어’ 역시 서식지가 북쪽으로 크게 올라가 지금은 영국 인근에서도 많은 수가 잡힌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오징어 서식지가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BBC는 기후변화로 인해 남반구에선 이번 세기 안에 오징어가 멸종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어쩌면 50년 후에는 오징어를 못 먹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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