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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건강 상태를 말해주는 소변… 소변검사로 알 수 있는 것

입력 2024-09-0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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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신장센터 하주형 원장 (6)
하주형 윌스기념병원(수원) 인공신장센터 원장

얼마 전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인기가수가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났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며 음주운전을 부인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변 감정 결과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음주운전이 확인됐다.

보통 음주운전을 확인하기 위해 사람의 날숨을 이용한다. 하지만 음주 후 8시간이 지나면 호흡과 혈액 측정으로는 알코올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 술을 마신 지 17시간이나 지나서 경찰에 출석한 이 가수의 음주는 어떻게 밝혀낼 수 있었을까. 이것은 소변을 이용한 ‘음주 대사체 측정’ 때문이다.

몸에 들어간 알코올 90% 이상은 간에서 해독된다. 하지만 나머지 10%는 간 해독과는 다른 대사 과정을 거쳐 다른 물질로 바뀌고 땀이나 소변으로 나온다. 음주 대사체 측정은 에탄올이 소화되면서 나오는 부산물을 측정해 음주 여부를 가릴 수 있었던 것이다. 비슷한 예로 얼마 전 치러진 올림픽에 참가한 운동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도 소변검사가 활용되기도 한다.

기본적인 건강검진 항목에도 꼭 들어있는 소변검사는 시행이 간편하면서도 만성 신부전, 사구체신염 등을 비롯한 콩팥 질환, 당뇨 등의 내분비 질환, 요로 감염 등 여러 질환의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검사이다.

뿐만 아니라 위 예시와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는 알코올, 마약을 비롯한 각종 약물의 복용 여부를 소변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측정함으로써 확인할 수 있고, 여성의 임신 여부를 집에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검사 또한 소변을 통해 이루어진다. 소변을 단순히 노폐물의 일부로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몸의 상태를 보여주는 매우 유용한 건강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경우 소변검사는 대개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색이나 혼탁도 등을 검사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물리적 검사 ▶‘요시험지봉’이라는 가느다란 막대기에 소변을 몇 방울 묻혀서 요당, 요단백, 요잠혈 등을 검출하는 화학적 검사 ▶현미경을 이용해 소변 중의 적혈구, 백혈구, 세균 등을 정밀하게 관찰하는 요침사 검사가 있다.

이외 하루 중 배설이 일정하지 않은 호르몬, 단백질, 전해질 등의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고자 할 때는 24시간 소변검사가 필요하며 방광염, 신우신염 등의 요로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소변의 세균배양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소변의 색, 냄새, 혼탁도, 양 등을 관찰하는 것도 우리 몸에 어떤 이상이 생겼을 때 일찍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건강한 소변은 투명하거나 엷은 황갈색을 띤다. 붉은 혈뇨는 급성 방광염, 요로결석, 요도의 손상, 혹은 흡연하는 고령의 남성이라면 방광암이나 신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다. 장시간 등산이나 마라톤, 행군 후 근육통과 함께 갈색 소변이 나올 수 있는데 이는 근육세포의 파괴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소변에 거품 비누를 풀어놓은 듯 거품이 많고, 물을 내려도 변기에서 없어지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온다는 신호일 수 있다.

소변이 불투명하고 뿌옇다면 세균에 의한 요로감염이 원인일 수 있다. 또 요즘처럼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면서 적절하게 수분 보충을 해주지 못해 탈수가 오는 경우, 출혈이나 감염 등 쇼크에 의한 저혈압이 장시간 지속될 때는 소변의 양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소변검사를 통해 어떤 질환을 의심할 수는 있어도, 정확히 확진을 내리기 위해서는 혈액검사, 초음파 등의 영상 검사가 추가로 요구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소견이 관찰될 때 다른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주형 윌스기념병원(수원) 인공신장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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