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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맥주·두부…유통가 ‘요노족’ 잡기 ‘사활’

입력 2024-09-03 06:00 | 신문게재 2024-09-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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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에서 모델이 두부득템(오른쪽)과 치즈득템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사진=BGF리테일)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쾌락 지향적’ 소비를 추구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대신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요노’ (YONO, You Only Need One)로 바뀌고 있다. 유통업계 역시 알뜰 소비를 하려는 ‘요노족’을 위한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CU의 경우 지난달 중순 자체브랜드(PB) ‘득템 시리즈’를 통해 신상품 두부를 선보였다. CU가 2021년 내놓은 가성비 브랜드로, 중간 벤더를 통하지 않고 100% 직거래 시스템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가성비를 극대화했다. CU가 출시한 두부는 300g 중량의 요리용 두부로 가격은 1000원이다. 이는 유사 NB(일반브랜드) 상품 대비 최대 45% 가량 저렴하다. 해당 상품은 출시한 지 약 보름만에 3만개가 판매됐다.

세븐일레븐은 1캔 1000원의 가성비 수입맥주를 연중 맥주 매출이 가장 높은 8~9월에 맞춰 선보였다. 버지미스터 500㎖와 프라가 프레시 500㎖를 출시하고 각각 4캔 4000원에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앞서 지난 4월 버지미스터를, 6월에 프라가 프레시를 각각 선보인 바 있는데 두 상품 모두 출시 5일만에 준비 물량 20만개와 25만개가 완판되는 등 인기를 끌자 재출시 한 것이다. 지난 1일까지 맥주 2종은 도합 35만캔이 판매됐으며 버지미스터의 경우 재고가 소진된 센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맥주 성수기인 여름과 고물가 상황이 겹쳐지면서 1000원 맥주에 대한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역시 1000원 맥주를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 초 홈플러스는 한 캔(500㎖ )에 1000원인 타이탄 맥주를 선보였는데 출시 3일 만에 초도 물량 7만캔이 모두 완판됐다.

대형마트에는 6000원대 치킨도 등장했다. 이마트는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6480원에 연중 내내 판매한다. 이마트는 7개월간 사전 기획과 100만수 이상의 대량 매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 업계에서 가을 꽃게 할인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21일께 100g당 꽃게 가격은 행사 카드 적용시 890~990원대를 형성했는데, 24일 이마트가 880원에 꽃게를 팔자 롯데마트는 29일 871원으로 낮췄다. 대형마트의 꽃게 할인 전쟁은 이어졌다. 이마트는 864원으로 내렸고 다음날 롯데마트가 850원으로 가격을 낮추자 이마트가 792원까지 내렸다.

유통업계에서 초저가 상품 출시가 활발해진 것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는 소비 성향이 욜로족에서 요노족으로 변화한 것과도 맞닿아있다.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플렉스’ 하기보다 저렴하면서도 필요한 물건만 소량으로 구입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Z세대 537명에게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질문한 결과 10명 중 7명(71.7%)이 요노를 지향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NH농협은행의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30대 소비자들은 고가커피를 마시는 씀씀이를 전년 동기 13% 줄이고 1000원대 저가 커피 소비를 12% 늘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상승하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고 욜로족에 해당하는 계층이 요노족으로 돌아섰다”면서 “요노족이 사회적 트렌드가 됐기 때문에 업계에서 전반적으로 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중점적으로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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