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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수요 감소에...‘중고 명품시장’ 선점 쟁탈전 치열

여름 휴가철 맞이, 명품 가격 잇따라 인상...소비자 반감↑
비교적 저렴한 ‘중고’ 명품 선호...명품 플랫폼, 고급 세탁 서비스 운영
고객이 직접 보고 구매...오프라인 매장 늘려

입력 2024-09-02 06:00 | 신문게재 2024-09-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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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이 입점한 서울의 한 백화점 앞 전경. (사진=연합)

 

장기 불황 여파로 지난해 일제히 매출이 반토막 난 명품 플랫폼들이 중고 명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소비 침체로 명품 시장이 위축되자 오픈 마켓과 직매입 형태인 부티크 사업에 이어 수익성이 높은 중고 명품 사업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은 것이다.

1일 번개장터가 공개한 ‘한국 럭셔리 리세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약 4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43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연평균 약 80시간을 온라인 중고거래에 사용하고,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품목은 의류, 전자제품, 스포츠 용품 순이었다.

전체 중고 시장 가운데서도 중고 명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인원 전체의 60% 이상이 중고 럭셔리 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고물가 등 최근 경제 상황과 함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며 새 제품 대신 중고를 찾는 경향이 증가했다. 실제 중고 명품을 선택하는 요인으로 가장 많이 꼽힌 것도 가격 상승(76.9%)이었다. 

 

[이미지1] 발란 중고 명품 전문관 ‘프리 러브드’
발란이 론칭한 중고 명품 전문관 ‘프리 러브드’. (사진=발란)

 

실제 중고 명품 플랫폼 구구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거래액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 구매 확정 기준 총거래액(GMV)은 594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앞서 지난 1분기 GMV도 전년 대비 16% 늘어난 62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3월엔 창사 이래 최초로 월간 GMV가 2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중고 명품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관심 분야에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디깅 소비’ 열풍과 소득이 적은 MZ세대 사이에서 명품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물가에 새 상품을 구매하기 부담스러운데, 명품 플랫폼들의 정품 검수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면서 중고 명품을 선호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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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은 새 상품 위주에서 점차 중고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우선 발란은 지난달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위주로 다루는 중고 명품관 ‘프리 러브드(pre-loved)’를 신설, 중고 명품 거래 사업에 뛰어들었다. 7월 초 가오픈한 중고 명품관에 이미 3만 5000여점이 등록될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발란은 자사의 글로벌 플랫폼 ‘발란 닷컴’을 통해 중고 명품을 판매, 중고 명품 사업의 글로벌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발란 닷컴은 글로벌 50여 개국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향후 국내 중고 명품의 해외 판매뿐만 아니라 유럽 부티크 및 해외 플랫폼과 연계해 해외 중고 명품까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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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비는 연내 오프라인 중고 매입위탁 센터를 1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트렌비)

 

트렌비는 부티크 사업 강화와 동시에 중고사업을 돌파구로 찾았다. 중고 명품 사업을 단기간에 성장시키며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트렌비는 지난 3월 고객이 가까운 오프라인에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중고 명품 오프라인 센터를 론칭했으며 약 3개월 만에 전국 20여개 센터로 확장했다. 지난 6월에는 전국 GS25, GS더프레시 매장을 통한 중고명품 소싱을 시작했으며, 세탁 전문 기업 크린토피아와 협력을 통해 양질의 명품 세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머스트잇 역시 매년 중고 명품 매출이 10~20%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만 20% 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지난달 신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선보이고 모든 서비스의 주요 카테고리로 병행수입·구매대행·부티크·직구·중고 서비스를 제시했다. 현재 머스트잇은 지난달 26일부터 중고 명품을 최대 88%까지 선착순 할인 판매하는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한 명품 플랫폼업체 관계자는 “최근 명품 브랜드들이 여름 휴가철에 맞춰 가격을 계속 인상하면서, 소비자들도 반감이 커진 상태”라며 “중고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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