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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KT 김영섭號 1년, 경영 효율화 vs AI 사업

입력 2024-09-02 06:37 | 신문게재 2024-09-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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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사진1]KT CEO 김영섭 대표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24’ 기자간담회에서 ‘AICT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사진=KT)

 

우여곡절 끝에 출항한 KT 김영섭호(號)가 1주년을 맞이했다. 외풍에 시달리던 KT는 김 대표가 취임한 이후 체질 개선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김 대표가 내세운 ‘AICT 컴퍼니’라는 새로운 목표로의 행보에는 구체적인 비전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해 8월 30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KT 신임 대표이사로 정식 취임했다. KT는 김 대표의 취임 전까지 약 9개월간 대표 선임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KT 이사회가 구현모 전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결정하자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구 전 대표는 연임을 포기했다. 이후 윤경림 KT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내정됐지만 사외이사와 계열사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고 국민연금이 외부 인사의 대표 선임 주장을 굽히지 않자 결국 사퇴했다.

대표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와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KT의 기업가치는 빠르게 하락했다. 구 전 대표가 사퇴한 직후인 지난해 3월 31일에는 주가가 2만 8850원까지 하락, 최근 3년 기준 최저점을 기록했다.

김 대표가 취임하면서 KT의 주가는 안정세를 되찾았다. 김 대표 취임 직후 3만 3000원대였던 KT의 주가는 지난 2월 4만 2000원대를 돌파하며 시가총액 10조원을 회복했으며, 최근에도 4만원대 전후로 등락을 반복하며 기업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01_김영섭KT대표취임후주요경영사항_1

이러한 성과에는 김 대표의 경영 효율화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올 상반기부터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을 빠르게 정리하며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민클’, B2B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 중고폰 매입 서비스 ‘그린폰’은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화물운송 플랫폼 ‘롤랩’의 지분을 매각했다. 베트남과 르완다에서 추진하던 해외 사업도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군살을 덜어내고 수익을 내는 곳에 집중하려는 김 대표의 전략에 대해서 증권가 및 통신업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통신업계 전반에서 추진 중인 AI 기반 신사업과 관련한 비전 제시는 경쟁사에 비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에서 AI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AICT 컴퍼니’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올해 사원부터 임원까지 전 직급에서 ICT 전문 인력을 1000명 규모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지난 7월에는 엔씨소프트 AI 테크 센터장이었던 신동훈 상무를 영입, AI 담당 조직인 AI2XLab 산하 ‘AI 코어기술담당’을 맡겼다.

하지만, 아직까지 AICT 컴퍼니로의 전환을 위한 명확한 청사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믿음’을 활용한 사업 역시 이렇다할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김 대표는 MS의 기술을 활용해 한국형 AI·클라우드·IT 서비스를 개발, AICT 컴퍼니로 본격 도약하겠다고 밝혔으나, AI 사업의 방향을 바꾼 것에 대해 기업 내부에서 기존 보유 역량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외풍으로 혼란에 빠진 조직을 빠르게 수습하고 경영 효율화를 일궈낸 것은 매우 긍정적인 성과”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 비교했을 때 KT의 AI 사업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의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았는데 그 전에 AI 사업 관련 성과를 얼마나 내는지가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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