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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이재명 위협하는 건 삼김(三金)이 아니다

입력 2024-08-29 14:05 | 신문게재 2024-08-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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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사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치적 위협이 있을까. 현시점에서 이 대표는 무소불위다.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고 역대 민주당 계열 당 대표 중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른바 초일극체제를 완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의 위기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견제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 법적으로 복권돼 언제라도 선거 출마가 가능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일찌감치 이 대표와 다른 방향을 보였던 김동연 경기지사 모두 성씨가 ‘김(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신삼김(新三金)시대’로 불린다.


이전의 삼김과 비교되면서 김 전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리고 김 지사는 김종필 전 총리와 연결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당장은 몰라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신삼김의 파괴력은 이 대표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8월 19~20일 실시한 조사(전국1008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2.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로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1.7%는 김 전 지사를 꼽았다. 김 지사는 20%를 기록했다. 이어 이탄희 전 의원 7.7%, 김 전 총리 7.2%,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4.4%, 이광재 전 의원 2.2% 등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전 지사 19.8%, 김 지사 19.7%, 이탄희 전 의원 9.4%, 임 전 실장 5.1%, 김 전 총리 4.3%, 이광재 전 의원 1.4% 순으로 나타났다.

김 전 총리가 이 대표와 대비되는 ‘유연한 리더십’을 강조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도우미’를 자처했던 김 전 총리는 이 대표를 향해 “유연한 리더십을 보이는 게 오히려 이 대표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갈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직격하고 나섰다. 이 대표의 초일극체제가 완성된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도 주저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각종 탄핵안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언제까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며 대한민국 공동체를 책임지겠다고 할 것이냐”며 “탄핵이라는 것은 국민의 강한 매인데, 일상적으로 치면 어떻게 운영하느냐”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마치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을 향해 ‘집단 쓰레기’라고 저격했던 김두관 전 의원과 비슷한 맥락이다. 김 전 총리는 김 전 지사에 대한 평가도 내놓았는데 “김 전 지사 자체가 민주당 역사의 한 부분이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가장 신뢰받는 참모였다”며 “경남지사 때 보여준 도정 운영 등을 보면 충분히 민주당의 큰 동량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 대표는 견제하면서 같은 ‘신삼김’에 포함된 김 전 지사는 좋은 인물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이재명 초일극체제’에 강력한 대항마가 될지도 모를 ‘신삼김’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도부 구성도 이 대표의 입김이 전당대회에서 강하게 작동했을 정도로 대동단결된 조직이다. 그런데도 김 전 총리, 김 전 지사, 김 지사가 이 대표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까닭은 바로 ‘외연 확장성’이다. 아무리 정당과 당원을 강력한 영향력으로 묶어 놓더라도 근본적으로 중요한 과제는 바로 먹고사는 문제다. 이 대표에게 앞으로 결정적 위협이 될 존재는 그래서 ‘삼김’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 바로 ‘민생’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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