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Money(돈) > 부동산

[이호영 칼럼] 시세 차익만 바라다 허송세월… 땅 놀리기보다 쏠쏠한 활용은

입력 2024-08-30 07:00 | 신문게재 2024-08-30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clip20240414085806
이호영 부동산센터 대표

땅을 갖고 있다면 막연히 놀리면 안 된다. 땅의 지목이 전답이라면 농사를 지어야 할 것이고 공장부지를 갖고 있다면 부지 내에 창고 등을 만들어 사용하거나 임대를 놓을 수도 있겠다.


2005년 L씨는 지인을 통해 경춘선 복선 전철의 건설과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개통이 멀지 않았고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말에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2000평의 잡종지와 임야를 매입했다. 토지투자가 늘 그렇듯 단기투자는 녹록지 않았다. L씨는 몇 년 동안 땅을 사러 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땅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별다른 수익이 없었다.

L씨는 토지매입한 뒤 대출이자와 재산세 등 지속적인 지출만 늘어나자 다른 활용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 L씨는 관광지 주변의 관련 사업들은 집적이익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펜션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2008년 당시 L씨 땅 주변의 펜션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된다. 경기가 어려운 탓으로 춘천이나 남이섬으로의 여행객이나 피서객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기 때문에 주변 펜션과 명소들이 해마다 문 닫는 것을 보고 고심하던 중이었다. L씨는 직접 펜션을 신축해 볼까 생각했었지만 L씨의 남편의 기존 사업도 변변치 않아 들어오는 수입도 많지 않았다. 기존 대출도 있는 상태에서 펜션을 신축한다는 것은 건축비도 많이 들기 때문에 엄두도 못 내고 있던 상황이었다. L씨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 남편이 폐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게 됐고 요양을 위해 전원생활을 결심하고 서울 생활을 정리한 뒤 가평으로 내려와 전원주택을 조립식 주택으로 짓고 거주한다. 평소 꽃을 좋아하던 L씨는 전에 살고 있던 주택에 거실과 베란다 그리고 옥상에까지 꽃으로 가득했었다고 하는데 이를 지금의 땅에 옮겨 심어 놓고 나머지에는 비닐하우스를 3동을 설치하여 지인들에게 주말농장으로 사용했다.

2009년 서울춘천 고속도로, 2010년 경춘선 복선 전철이 개통되고 주변 스키장, 캠핑장, 수상레저시설 등이 가까이 있어 관광객들이 늘기 시작했다. 금요일 출발 여행객이 늘면서 주말농장에 들리는 가족단위 여행객이 함께 늘어났다. L씨는 비닐하우스와 밭을 늘려 땅의 2분의1 이상을 주말농장으로 임대하고 있다. L씨는 놀고 있는 토지 중 500평을 주말농장을 이용객이 함께 사용하도록 테마펜션과 보리밥집과 카페를 운영할 상가도 짓게 된다.

땅의 활용방법을 사전에 계획한 뒤 땅을 매입했다면 5년 동안 막연하게 땅을 놀리거나 놔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좋은 땅을 가지고 있어도 용도와 주변 환경에 맞지 않게 놀리고 있는 땅들이 적지 않다. 이런 소유자라면 오늘도 여전히 잡히지 않는 단기 시세차익만을 위해 지출만 늘어나는 무거운 삽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드시 되짚어봐야 한다.

 

이호영 부동산센터 대표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