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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AR·MR사업, 발 빼는 '메타·구글·MS'…AI로 대이동

글로벌 빅테크들, 돈 먹는 하마 ‘AR·MR’ 접고 AI로 몰려간다

입력 2024-08-29 06:37 | 신문게재 2024-08-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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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4o를 통해 생성한 ‘AR·MR 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는 빅테크’.(편집=나유진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증강현실(AR)과 혼합현실(MR) 사업에서 발을 빼는 대신, 그 역량을 인공지능(AI) 분야로 전환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AR·MR 시장은 개화가 늦어지고 있는 반면, AI 분야는 꽃을 피우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AR·MR 사업을 접는다. 애플만 MR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시장 반응은 회의적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타가 AR 스튜디오 ‘메타 스파크’를 내년 1월 종료한다. 메타가 프리미엄 MR 헤드셋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지 이틀만이다. 개발 부서인 메타의 리얼리티 랩 사업부는 올 1월까지 500억 달러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44억8000만 달러 적자를 내는 등 내부에서도 계륵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대신, 메타는 AI 기술을 투자 최우선 순위로 정했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 컨퍼런스콜 때마다 AI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고, 올 연말까지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한 300억 달러에서 370억~400억 달러로 확대했다.

빅테크 중 가장 먼저 AR 시장을 개척했던 구글은 이미 지난 2015년 ‘1세대 구글 글래스’ 단종에 이어 지난해 ‘구글 글래스 엔터프라이즈(산업용) 에디션’ 사업도 철수했다. 올 1월에는 AR팀 대부분을 포함, 하드웨어 사업부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해 파문을 일으켰다. 구글의 미래 사업 방향성은 오픈AI의 챗GPT 성공을 바탕으로 텄다. 이미 조직도 AI 중심으로 개편을 마쳤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기술 전환기 때 ‘과소 투자’가 ‘과잉 투자’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점을 들어 AI 투자를 줄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2015년 MR 제품 ‘홀로렌즈’를 개발한 MS는 2019년 발표한 ‘홀로렌즈2’를 끝으로 후속작 소식이 없다. 지난해에는 ‘윈도우 MR( Windows Mixed Reality)’ 기능마저 중단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MS는 6월 MR 조직을 포함해 약 1000명을 해고했다. MS는 AI 흐름에 제대로 올라타 2분기 자본 지출을 전년 동기 대비 77.6% 증가한 190억 달러로 늘렸고, 대부분의 자본을 AI와 클라우드에 투입했다. 오픈AI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AGI용 슈퍼컴퓨터 ‘스타게이트’와 데이터센터 설립에는 약 1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실탄을 쏟아붓는다.

빅테크 중 AR·MR 사업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업은 애플이 유일하다. 애플은 올 초 프리미엄 전략으로 3499달러의 MR 헤드셋 ‘비전프로’를 출시했지만, 성능이 가격에 못 미친다는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판매량은 10만대에 그쳤고, 3분기에는 2~3만대로 폭락할 것으로 봤다.

이처럼 글로벌 빅테크들이 잇따라 AR·MR 사업에서 철수하고 AI 투자를 늘리는 것은 기술 트렌드의 변화와 성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R·MR 기술의 대중화 지연과 AI의 조기 개화의 영향이란 것이다.

이를 놓고 최근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금 AI에 적극 투자하면, 향후 15년 이상 수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고, 국내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 애플 홀로 남았다. 애플이 변화에 가장 둔감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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