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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경영자 됨됨이를 보고 투자하라

입력 2024-08-28 14:03 | 신문게재 2024-08-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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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지금 곤욕을 치르는 상장기업들이 더러 있다. 오너 경영자 구속이 잦은 일은 아니지만, 투자를 하다 보면 일어나는 일 중의 하나다. 대개는 본업으로 하는 일이 잘 된다고 해, 닥치는 대로 사업을 벌이는 사례에서 많이 나온다. 오너가 재판을 받고 있지만 카카오그룹의 성장기를 보면서 그런 우려를 먼저 받았었다. 마치 만물상회 같은 인상을 주었다. 지금도 계열사가 엄청나다.

기업의 잘잘못은 법이 가리겠지만, 투자전문가로서는 해당 기업들이 승승장구하는 국면에서 종종 나오는 오너 경영자들의 거친 숨결과 가쁜 호흡에서 후일의 과오 우려를 보기도 한다. 김우중 회장의 대우가 성장기에 그러했고, 정주영 회장의 현대도 한동안 그런 기류가 있었다. 결국 현대는 구조조정을 겪었고 대우는 사라졌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자초하는 분란이 하나 둘이 아니다.

대체로 잘 되는 사업의 상당 부분은 ‘운’이다. 사업 운이 찾아온 시기에 자칫 오너 경영자의 과도한 오판이 차고 넘치면 미래는 곤란해진다. 젊은 기업가 중에 연타석 창업 대박으로 터트린 이도 있다. 최근 어느 지급결제 시스템 회사에서 비롯되어 국민적 피해로 사회문제가 된 모 기업의 지급불능 사건도 그런 사례다. 앞선 회사에서 대박을 내고 또 급히 만든 새 회사에서 이런 사단이 일어난 것이다.

요즘 대박 창업가 중에는 해외 공부와 해외기업 근무 경력자가 꽤 많다. 그런 기업을 들여다보면 회사 내용 외에 해외에서 주로 일하다 온 오너 경영자의 면면이나 인간적인 성장사와 인품은 잘 알 수가 없다. 가상화폐 사건으로 본국 소환을 앞둔 모 기업의 대표도 그렇다.

상품을 직접 만들고 제공하는 사람들이 결국은 해당 기업의 투자가치 생성을 좌우하는 본질요소이다. 인공지능도, 메타버스도, 비트코인도 사람들이 만들고 사용하는 전략적 지식자산이다. 기업가치에서 사람이 항상 중요한 이유다. 특히 경영자는 예리한 지성과 현명한 판단, 탁월한 재무역량 등을 잘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한 자질이다.

돈을 추구하는 자세에서 간혹 과도한 탐욕을 가진 경영자들의 일탈적 실수를 자주 본다. 우리는 재정 추구에서 탐욕의 정도가 낮은 편이다. 반면 서구식 재무관을 배운 사람 중에 재무실적 일변도와 수익 극대화 경향이 도드라지는 경우를 더러 보게 된다. 해외 투자사이트의 대화방을 보면 수익 추구 일변도의 기조가 강하다. 그래서 우리 청년들은 직설적인 해외 토론방의 참여에 상당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온다. 인신공격이 난무해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라 정권을 탈취하는 선거 내전으로 변질되고 있다. 주식시장도 등락폭을 보면 전투적 경향이 강하다. 지금 세계는 돈이든 권력이든 갈수록 탈취와 점령의 의도가 선명하다. 자기 의도나 욕심을 나타냄에 있어 주의나 주저함이 갈수록 없어진다.

한 사람의 중요한 경영자는 그의 행동과 선택으로 인해 전체 투자자의 이익을 뒤흔든다. 중요한 자리의 임원이나 경영자 행동이 투자성과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갈수록 선명해진다. 4분기로 접어들면 임원들이나 경영자들이 자리를 옮긴다. 관심을 둔 기업이 있다면 그런 소식들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투자의 명인 찰스 다우는 생전에 신문의 인물란 동정을 보고 투자 팁을 얻었다고 회고했다.

 

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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