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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SK이노-E&S, 압도적 찬성으로 합병 가결…마지막 남은 산 ‘주매청’

사측 “과거 사례 참고해 한도 설정…보유 현금 충분”
이사회서 합병안 결의 후 하락했던 주가, 매수 예정가 근접

입력 2024-08-27 15:35 | 신문게재 2024-08-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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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임시 주주총회에 입장하기 위해 주주들이 주주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 반대 의견에 ‘바짝’ 긴장했던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안이 주주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11월 1일 최종 합병법인 출범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이란 마지막 산 하나만 남겨두게 됐다.

27일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흡수합병계약 체결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결과, 참석주주 85.75% 찬성률로 합병안이 통과되면서 자산 100조원대 아시아 태평양지역 최대 에너지 공룡 탄생이 예고됐다. 이날 주총에서 합병 찬성 의견을 낸 한 주주는 “선경그룹 때부터 주식을 보유한, 오래된 주주”라며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회사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찬성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주총을 통해 압도적 찬성으로 합병안이 통과됐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당장 이날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주주를 대상으로 받는 주식매수청구권 규모다.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 중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수 청구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8000억원을 초과하면, 합병을 서면 합의로 계약 해제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설정한 매수 예정 가격은 주당 11만1943원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 지분 6.21%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로 합병 반대 의견을 낸 만큼 안심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이 전량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그 규모는 6817억원에 달한다. 합병안에 반대표를 던진 주식 수는 국민연금(약 594만주)을 포함해서 총 824만4399주다. 매수 예정가격으로 계산해도 9229억원에 달해 회사가 설정한 금액을 초과하게 된다.

실제 이날 주총장에서는 낮은 주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주가가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며 “시너지를 창출해 기대 수익률을 창출하고, 경영진에 대한 따끔한 말씀도 이사회와 협의해 주주 이익에 반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달랬다.

SK이노베이션이 설정한 주식매수청구권 8000억원이 초과할 경우 자금 조달 방안을 묻는 질문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과거 사례를 참고해 충분하게 한도를 설정했고, 예상 범위 이상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이 나오지 않으리라 기대하고 있다”면서 “회사 보유 현금이 1조4000억원 이상으로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 수준을 초과하면 이사회와 협의해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사주 매입은 11월 합병과 재무상황 등을 감안해 어떤 정책이 주주가치에 부합하는지 판단, 주주친화 정책을 펼쳐치겠다. 정부 ‘밸류업’ 계획 등에 부합하도록 중장기 계획을 세워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지난 7월 이사회에서 합병안을 최종 결의한 뒤 9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10만원대를 유지했다. 이날 합병안 가결안이 통과된 뒤 오전 11시20분을 넘겨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장 중 한때 11만원 매수 예정 가격을 넘긴 11만2000만원까지 치솟은 뒤 10만9800원에 마감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재무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찬성 의견을 냈지만, 국민연금과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이해 상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합병비율이 산정됐다며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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