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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값 잡으려다 서민 잡을라

입력 2024-08-26 14:10 | 신문게재 2024-08-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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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12년 만에 서울 그린벨트까지 해제하며 내놓은 8·8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서 전혀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가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중장기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인데, 대책 발표 이후 집값 상승세는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

최근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의 아파트는 신고가를 다시 쓰고 있고, 서울 전지역에서도 전고점에 가까운 가격으로 아파트 값이 무섭게 달아오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시장 심리를 오히려 자극시키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시장에선 “집값이 오른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얘기한다. 정책은 신뢰가 중요한데, 그에 대한 행보가 불투명하니 시장에서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8·8대책에서 정부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재건축·재개발 촉진과 비아파트를 활성화해 6년간 서울·수도권 우수 입지에 42만7000가구 이상의 우량 주택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선 그린벨트 해제해 주택 공급하려면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데, 환경부 단체와 주민들의 반대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이 조차도 가능할지 갸우뚱 하는 눈치다.

이미 치솟고 있는 집값을 중장기 공급 대책으로 잡기엔 역부족했던 정부는 최근 금융권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긴축시대 종료’를 예고하고 있는 시점에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집값이 추가 급등할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들은 지난달부터 대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일부 은행에선 전세대출까지 중단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 시점에서 가계부채와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지만, 실거주 주택 구입자인 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때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 같다.

 

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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