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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지방 집값 양극화에 대책이 있기는 한가

입력 2024-08-25 13:40 | 신문게재 2024-08-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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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펄펄 끓는 것과 달리 지방 부동산 시장은 거래 부진으로 냉기가 감돈다. 입주 후에도 빈집 상태인 악성 미분양(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11개월 연속 늘어나는 경기 불황 장기화가 진행 중이다. 8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32%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7월 매매가격지수는 인천을 제외한 5개 광역시에서 -0.30%로 내려갔다. 수도권은 매수심리가 확대되는 반면 비수도권 지방은 미분양이 넘쳐나며 다음 달에도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세종시는 -0.58%로 하락폭이 더욱 크다. 강원과 전북 정도가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한다. 비수도권에서 대단지 입주 미분양 소화 부족이 겹쳐 집값이 떨어지는 것으로 거칠게 분석할 수 있지만 거래량 회복률이 더딘 이유는 더 다층적이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8·8 부동산 공급 대책까지 부동산 양극화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가세했다. 당장 현실화는 안 되지만 서울 인근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하니 실수요와 투자수요에 매수 심리만 더 쏠리는 것 아닌가. 무엇보다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격차를 좁히는 정책은 전혀 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의 수도권 일극주의 심화 정책이 되지 않게 할 대안은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50억원에 매매 거래가 성사될 만큼 과열되는데 지방은 침체 신호가 완연한 실체를 제대로 봐야 한다. 고분양가도 뚫고 올 1~7월 148대 1인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에서 나타난 분양시장 수요 집중, 매수 심리의 수도권 집중을 막는 최소한의 정책이라도 있어야 했다. 거의 유일한 지방 미분양 대책인 CR 리츠, 즉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효과가 의심된다. 투자자 자금으로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 경기 좋을 때 분양하는 이 방식마저 지방 수요 위축으로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 종합부동산세 혜택 정도로는 메리트가 적다.

지방 부동산에 한해서는 미분양 주택을 살 때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감면,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세 완화 등의 실수요자 유인책도 주효할 것이다. 지방의 미분양 물량 증가는 시공사와 시행사, 협력업체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오면서 금융권 부실의 위험한 잠복 요인이 된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돼도 근본적인 양극화 해소와는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 양극화가 더 벌어지지 않게 특단의 대처와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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