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금융 > 보험

“건전성 지표 높이자”…보험업계에 부는 ‘자본 확충’ 바람

입력 2024-08-25 10:20 | 신문게재 2024-08-26 8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145266669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을 높이기 위해 자본 확충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건전성 지표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중소형 보험사는 물론 상대적으로 재무여력이 양호한 대형 보험사까지 선제적인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새 회계제도인 IFRS17과 킥스 제도를 도입했다. 보험사들의 자산과 부채 등에 대한 시가평가를 기반으로 더 정교한 회계를 구현한다는 취지다.

킥스는 새 회계제도 도입에 따라 마련된 보험사의 자본건전성 평가 제도로, 보험사가 가입자들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킥스 비율이 100% 미만일 경우 관리감독 대상이며, 금감원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수치를 맞추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보험업계는 후순위채 발행을 늘리는 추세다.

후순위채는 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이다. 발행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발행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킥스 비율 개선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 신종자본증권에 비해 이자 부담이 적다는 점이 보험사들이 후순위채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현대해상을 비롯해 교보생명,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DB생명보험 등은 최근 후순위채를 발행했거나 발행할 계획을 갖고 있는 곳 들이다. 현대해상은 지난 6월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달 초 후순위채를 발행한 교보생명은 7월 말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 금액을 뛰어넘은 약 70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교보생명의 1분기 말 킥스 비율은 238.9%로 당국 권고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선제적인 자본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메리츠화재, 한화손보도 마찬가지다. 메리츠화재의 1분기 킥스 비율은 226.9%, 한화손보는 211%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들 기업은 강화되는 킥스 제도에 대비하고 자본 확충을 해두기 위해 후순위채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메리츠화재의 후순위채 4000억원어치 수요예측에서는 목표 물량이 모두 확보됐다. 한화손보는 지난 22일 2000억원을 목표로 후순위채를 모집하는 수요예측에서 452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이달 말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인 KDB생명도 최근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확보했다. KDB생명은 악화된 재무건전성 개선이 시급해 후순위채 발행을 택했다는 점에서 대형 보험사들과는 차이가 있다. KDB생명의 1분기 말 킥스 비율은 129.2%다. 금융당국이 마련해 준 일종의 완충제인 ‘경과조치’ 효과를 빼면 킥스 비율은 44.5%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이 외에도 오는 9월에는 흥국화재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각 회사마다 후순위채 발행 이유는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론 자본적정성 비율을 높이려는 의도가 깔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