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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코 앞인데”…역성장 완성차업계, 5사 중 3사 ‘파업 발목’

르노코리아 4시간씩 일손 놓고 있어
파업→품질저하→판매 하락 악순환 불가피
KG모빌리티, 잠정합의안 마련 대조
한국지엠, 게릴라 파업 넘어 전면파업
기아도 4년만에 파업 기로 "분노했다"

입력 2024-08-21 17:05 | 신문게재 2024-08-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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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 르노코리아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2)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르노 제공)

 

올 하반기 초대형 신차 출시를 앞둔 르노코리아가 노조 파업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4년 만에 파업 기로에 선 기아를 비롯해 완성차 5개사 중 3개사가 노조 파업에 생산 차질을 빚거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시장 침체로 완성차업계의 자동차 생산량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초대형 악재가 불거진 것이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지엠 한국사업장(한국지엠), 르노코리아 등 3개사 노조는 올해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상을 놓고 파업 등 무력시위 강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사실상 노조의 사측 압박 기구인 쟁의대책위원회는 KG모빌리티 포함 4개사 모두 진영이 갖춰졌다.

노조 파업 먹구름이 가장 짙은 곳은 르노코리아다. 심각한 판매 부진에 빠진 르노코리아는 하반기 ‘그랑 콜레오스’ 등 신차를 앞세워 위기 탈출 계획을 추진했지만, 노조 파업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주부터 노조가 4시간씩 사실상 부분파업에 나선 것이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신차를 앞두고 이어진 노조 파업은 제품에 대한 시장 신뢰를 ‘확’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노조 파업은 품질 저하를 일으킨다’는 말은 업계에서 늘 회자된다. 특히 자동차는 품질·안전에 대한 시장 신뢰가 판매량과 직결되는 공산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 신차는 ‘테스트카’라고 멀리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면서 “신차의 경우 일부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노조 파업은 소비자들에게 이런 우려를 증폭시킨다”고 설명했다.

당장 목표했던 생산 계획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르노코리아는 이달 그랑 콜레오스의 주력인 하이브리드 차량 약 2900대 생산이 목표였다.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진난달보다 생산량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었지만 노조 파업으로 어렵게 됐다. 생산을 못해 신차 출고가 적체되면 고객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랑 콜레오스의 경쟁 모델인 ‘액티언’을 투입한 KG모빌리티가 올해 임협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노조 찬반투표에 나서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상대적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져 KG가 신차 이슈를 선점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임·단협은 아직 협상 중에 있다”고 말을 아꼈다.

기아와 한국지엠은 일제히 쟁대위를 열어 이른바 ‘플랜B’를 논의한다.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기아 노조는 “인내는 끝났다”면서 “80%가 넘는 파업 찬성률은 조합원의 압도적 분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릴라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지엠 노조는 ‘전면파업’에 나설 기세다. 잠정합의안이 한차례 부결되면서 노조가 사측을 더욱 몰아세우고 있다. 한국지엠은 노조 파업으로 지난달에만 생산량이 전년보다 52.6%나 줄었다. 그간 생산 차질 대수는 2만대를 넘어선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지엠 사장은 “잠정합의안 부결 이유에 대해 논의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사가 상호 신뢰하에 앞으로의 미래를 찾는 것”이라고 파업 자제를 당부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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