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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주 퀄리타스반도체의 추락…반도체 설계업계 ‘악영향’ 우려

디자인 서비스 매출 7749만원…2년 전 34억원
IP 라이선싱도 급감
유상증자로 400억원대 초반 자본금 조달
10월 임시주총 진행

입력 2024-08-21 06:15 | 신문게재 2024-08-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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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P(설계자산) 업체 퀄리타스반도체가 반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주요 먹거리였던 디자인 서비스와 IP 라이선싱 매출 축소의 영향이 컸다. 업계 안팎에서는 퀄리타스반도체가 위기탈출용으로 내놓은 유상증자가 독이 돼 반도체 설계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사인 퀄리타스반도체는 지난 상반기에만 11억8083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107억7454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반기 기준(연 매출의 절반) 5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상반기 영업손실(115억5495만원)은 이미 지난해 연간 적자(111억8643만원)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디자인 서비스 수주 감소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퀄리타스의 올해 상반기 디자인 서비스 매출은 7749만원으로 지난 2022년(34억7891만원)과 2023년(9억2371만원)에 비해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최대 캐시카우인 IP 라이선싱 매출도 줄었다. 퀄리타스의 상반기 IP 라이선싱 매출은 지난해 연간 매출(약 73억1652만원)과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인 3억7719만원에 불과했다.

 

IP업체의 디자인 서비스는 일종의 용역 서비스다. 업체의 IP 주문을 일회성으로 진행하면 디자인 서비스, 꾸준히 주문이 온다면 IP 라이선싱인 것이다. 반도체 설계도면을 제조용 도면으로 전환하는 디자인하우스의 디자인 서비스와 다른 셈이다.


상황 타개를 위해 퀄리타스는 지난 5월,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배정한 후 청약이 이뤄지지 않은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방식으로 400억원 안팎의 유상 증자를 진행했다. 모집 자금의 96%는 인건비로 사용된다.

현재 퀄리타스의 현금성 자산은 62억원이다. 유상증자로 얻은 자본금까지 더해지면 총 460억원 안팎의 현금성 자산이 존재하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 전체 직원 179명에게 지급된 급여가 78억3357만원 안팎이란 점을 고려하면 올 한해 지급할 연간 급여 규모는 대략 16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즉, 현 자본금으로는 채 3년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퀄리타스의 자본금이 상당히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유상증자는 사실상 직원 월급을 일반 주주에게 달라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파두 사태에 이어 퀄리타스까지 주주들에게 쓴 맛을 보였다는 점이다. 잇단 악재에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는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두, 퀄리타스가 연이어 주주를 배신하는 행보를 보여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IPO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3년 이내에 회사가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하면 회사가 넘어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퀄리타스는 10월 10일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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