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청년들은 또 '영끌'을 고민한다

입력 2024-08-20 14:02 | 신문게재 2024-08-21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clip20240820085009
채훈식 건설부동산부장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제 서울 외곽과 수도권으로 도미노처럼 번져가고 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를 약속했지만, 이러한 대책들이 실제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보인다. 쓰러져가는 도미노를 멈추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8·8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는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2% 상승하며 5년 1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이 상승세는 서울에만 그치지 않고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0.18% 상승해 전주 대비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이러한 현상은 공급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집값 안정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정부는 지난 6월, 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의 시행을 두 달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연기는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했고, 많은 사람들은 이를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000건을 넘어서며 6월의 거래량을 초과했고,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9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공급 대책이 장기적으로는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당장의 시장 안정화에는 분명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경제적 요소뿐만 아니라 심리적 요소에도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지금 사지 않으면 영원히 집을 가질 수 없다’는 공포심이 팽배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심리는 패닉바잉을 부추기며, 특히 20대와 신혼부부 같은 젊은층이 부모의 도움과 대출을 통해 무리한 매수를 시도하게 만든다.

올해 들어서만 집값이 억 단위로 상승하면서 젊은층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은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결국 더 큰 부담과 불안을 안겨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무일푼으로 상경해 작은 단칸방에서 시작해 점차 넓은 집으로 이사 가는 자수성가의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넓은 집으로의 이사는 고사하고, 서울 진입조차도 어려운 현실이 되면서, 젊은이들의 꿈과 포부가 일찍부터 좌절될까 걱정스럽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젊은 세대는 점차 더 큰 불안과 실망 속에 빠지게 될 것이며, 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보다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채훈식 건설부동산부장 cha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