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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포비아’에 배터리 제조사 공개, 걸림돌 없나

기술·안전성 확보한 기업, 소비자 선호 높을 것
고가의 국내 배터리만 선택 시 전기차 대중화 어려움 될 수도

입력 2024-08-15 05:00 | 신문게재 2024-08-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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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소비자 사이에서 ‘공포증’이 확산되면서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제조사 공개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기술과 안전성을 확보한 국내 배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상대적으로 고가의 배터리를 지속 사용하게 되면 전기차 대중화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대차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제네시스를 포함한 전기차 13종에 탑재하는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공개한 목록에 따르면, 소형 SUV ‘코나 일렉트릭’ 2세대에만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했고, 나머지 12종은 모두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사용했다. LG엔솔 제품은 구형 아이오닉, 1세대 코나 일렉트릭, 캐스퍼 일렉트릭에 들어갔고, SK온 배터리는 아이오닉 5, ST1, 포터EV에 들어갔다. 여기에 현대차는 향후 신형 전기차 출시 때마다 배터리 제조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침을 정했다.

기아도 12일 전기차 7종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지했다. 작년 출시된 레이EV와 니로EV 일부 모델(SG2)에는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됐고,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된 레이EV에는 SK온 배터리가 적용됐다. 니로EV 모델(ED)과 봉고Ⅲ EV, 쏘울EV에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가 나눠 장착됐다.

같은 날 수입차 중에서는 BMW도 홈페이지에 ‘BMW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안내’ 코너를 만들어 배터리 제조사 공개에 동참했다.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 10종에 대한 배터리가 안내됐으며, 준중형 전기SUV iX1, 중형 전기 SUV iX3에는 중국 CATL 배터리가 사용됐다. 준대형 전기 SUV iX xDrive50과 iX M60, 전기 세단 i4(eDrive40·M50), i5(eDrive40·M60), i7(xDrive60·M70) 등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됐다.

최근 인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는 가운데,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업계를 만나 전기차 제원 안내에 배터리 제조사를 반드시 포함하게 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에 관련된 정보는 업계에서는 통상 ‘영업비밀’로 취급한다. 경쟁사에 완성차들이 어떤 부품을 썼는지 알리지 않기 위한 의도 등으로 인해 그동안 자발적으로 어떤 부품을 사용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해외 사례를 보면, 중국은 지난 2018년부터 ‘배터리 이력 추적 플랫폼’을 통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해 왔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공개를 부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유럽연합(EU)에서도 오는 2026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도록 법제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나 안전성에 자신 있거나 과거 리콜 이력이 없는 배터리셀사 입장에서는 제조사가 공개될 경우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업체나 과거 사고가 발생한 기업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고가인 국내 배터리를 계속 사용한다면 전기차 가격이 올라 대중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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