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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파리 올림픽 빛낸 스포츠 마케팅

입력 2024-08-12 14:04 | 신문게재 2024-08-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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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2024 파리 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144명의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와 잇따른 메달 소식은 밤낮없는 지독한 찜통더위로 지쳐있던 국민들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206개국 1만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파리 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야외 센강에서 개막식을 가졌으며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앵발리드, 에펠탑, 베르사이유 궁전 등 아름다운 파리 명소 곳곳에서 행사와 경기가 치러져 눈도 즐거웠다.

또한 사상 처음 남녀 선수 출전 비율 50%, 128년 올림픽 역사상 첫번째 탄소중립(탄소배출량0) 대회 등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경기 소식과 함께 전해지는 도시의 풍광은 파리의 낭만을 꿈꾸게 하기에 충분했다.

메달을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 노력만큼이나 뒤에서 펼쳐지는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상위 후원사 15개사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인 삼성은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다. 삼성전자는 이번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약 1만7000대의 올림픽 에디션 휴대폰을 지급, 시상대 셀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과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다정히 셀피를 찍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셀피 문화를 즐기는 MZ세대 선수들에게 적중한 스포츠 마케팅의 성공사례다.

프랑스 기업 최대 후원사로 참여한 루이 비통·모엣 헤네시(LVMH)도 이번 올림픽에 수천억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 펜디, 지방시, 티파니 등 무려 75개의 명품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각 브랜드들이 올림픽 기간 내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남성패션 브랜드 벨루티는 프랑스 국가대표 선수단의 단복을 디자인했으며 주류 브랜드인 모엣헤네시는 수많은 환대행사에 주류를 제공했다. 주얼리 브랜드 쇼메는 올림픽 메달을 디자인했다.

이 명품 기업은 예술사랑으로도 유명하다. 루이비통은 제프 쿤스, 다카시 무라카미, 쿠사마 야요이 등 미술가들과 협업하며 제품과 이벤트에 예술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2014년에는 파리 블론느 지역에 루이비통 미술관을 개관했는데 13년간 1300억원을 들이며 공을 들였다. 세계적인 명성의 건축가 프랑크 게리가 설계한 작품으로 마치 바다를 항해하는 거대한 유리 돛단배를 연상시키는데 연중 실험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밖에 샴페인 브랜드 돔 페리뇽과 와인 브랜드들은 라벨에 미술작가의 에디션을 추가하는 등 예술가와 협업해오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와 예술은 아름다움과 가치라는 부분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

기업들이 올림픽 등의 글로벌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후원금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후원이 고객과 판매를 위한 마케팅 활동이냐 사회 공동체를 위한 후원이냐를 따지는 것은 중요치 않다. 올림픽이 순수 스포츠정신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상업화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의 후원이 있었기에 축제가 더 풍성해지고 화려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멋진 모습 보여준 우리 선수단과 함께 규모는 다르지만 스포츠 정신과 예술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후원 기업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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