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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코리아, 출시 앞둔 'G바겐 전기차' 어쩌나…전동화 계획 '급제동'

벤츠 EQE SUV 등 파라시스 배터리 전방위 탑재
올해 판매량 15.8%↓…전기차 동력도 상실 위기
화재에 쏟아지는 '중고 전기차'…벤츠 전기차 급증

입력 2024-08-12 06:20 | 신문게재 2024-08-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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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바겐. (벤츠코리아 제공)

 

벤츠코리아가 올 하반기 대대적으로 세웠던 ‘G바겐 전기차’ 출시 계획이 이른바 ‘청라 화재 사건’으로 급제동이 걸렸다. 기존 내연기관 G바겐이 벤츠를 상징하는 모델 중 하나였던 만큼 G바겐 전기차는 벤츠의 미래 기술력을 보여줄 신차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모델이다.

11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판매 법인인 벤츠코리아는 G바겐으로 불리는 G클래스의 전기차 출시 계획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최근 국내 판매를 위한 인증 작업을 마쳤지만 인천 서구 청라 한 아파트를 쑥대밭으로 만든 럭셔리 전기차 EQE 화재 사건으로 출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EQE 화재로 발생한 피해 금액도 논란거리지만 벤츠가 배터리셀 공급사를 속이면서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고 꼬집었다.

EQE 화재는 정부와 벤츠가 아직 원인 규명 중에 있지만 벤츠가 밝혔던 CATL이 아닌 파라시스 에너지의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벤츠의 이미지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냈다는 평가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는 1억원이 넘는 가격에도 벤츠라는 브랜드에 수긍했지만, 이제는 의심이 우선이란 것이다. CATL과 파라시스는 같은 중국 업체이긴 하나 CATL은 세계 점유율 1위, 파라시스는 거의 무명에 가까운 업체다. 중국에서는 대규모 리콜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벤츠의 ‘전기차 폐업’ 가능성 논란은 더 큰 문제다. EQE 외에도 다수의 전기차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벤츠 전기차에 대한 불신이 거세지고 있다. 우선 EQE의 SUV 모델인 EQE SUV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EQE는 CATL과 파라시스가 혼용 적용됐지만, EQE SUV는 전량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일종의 ‘주홍글씨’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 소형급 전기차인 EQA와 EQB 역시 일부 모델엔 파라시스 배터리가 쓰인다. 특히 EQE는 올해만 1395대가 국내 신규 등록되는 등 수입 전기차 4위를 차지한 모델이다. 올해 국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5.8% 급감한 상황에서 벤츠는 전기차 동력마저 잃게 됐다는 우려다.

당장 중고차 시장에선 벤츠의 전기차가 급매로 쏟아지고 있다. 케이카가 EQE 화재가 발생한 지난 1일부터 7일간 ‘내차 팔기 홈 서비스’에 등록된 전기차 접수량을 조사한 결과 직전 주보다 무려 184% 증가했다. 이중 벤츠 EQE 등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인 ‘EQ 전기차’는 전체의 10%에 달했다. 전주에는 신청 건수가 제로(0)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화재 사건 이후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벤츠가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파라시스 제품을 탑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벤츠는 파라시스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그동안 협력을 확대해 왔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배터리 공급사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코리아가 피해 아파트 주민에게 45억원의 지원을 약속하긴 했지만 아직도 어떠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피해 보상과 책임은 뒤로하더라도 국내 고객을 위한 적극적인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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