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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아파트 전기차 화재에 건설사 화재진압 기술 ‘주목’

DL이앤씨, 10분내 화재 완전진압 시스템 최초 개발…현장적용 검토

입력 2024-08-11 13:19 | 신문게재 2024-08-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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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기도 안양시 한 아파트 단지 지상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해당 아파트는 작년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하기에 앞서 입주자 대표회의를 통해 충전시설을 지상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다. 관련 업계마다 대응책 마련이 분주한 가운데 건설업계는 화재를 예방하거나 진압하는데 초점을 둔 첨단 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로 차량 72대가 전소되고, 또 다른 차량 70여대가 그을렸다. 또 전기설비와 수도배관이 높은 열기에 의해 녹으면서 해당 아파트 일부 가구에 전기와 물 공급이 끊겨 8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전기차 화재 사고 여파는 가라앉지 않고 ‘전기차 포비아(두려움증)’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신축 아파트 단지들은 보행자의 안전, 미관 등을 이유로 지상주차장을 별도로 두지 않고 거의 대부분 주차장은 지하화하는 추세 속에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금지하거나 전기차 주차구역을 지상 또는 출입구 근처에 설치하도록 하는 방안을 두고 입주민들끼리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상으로 옮기더라도 설치 위치를 두고도 갈등이 이어지면서 입주민 갈등, 정비사업 지연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에는 전기차 화재가 주거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른 데다 앞으로도 유사한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해법 마련에 분주해졌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기준에 따르면 30가구 이상 신축 아파트는 총 주차대수의 7% 이상 이동식 충전기 콘센트 의무 설치하도록 하고, 친환경자동차법에서는 100가구 이상 신축 아파트는 총 주차대수의 5% 이상, 기축 아파트는 2025년 1월까지 2% 이상 충전시설 의무 설치하도록 한 만큼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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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가 개발한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시스템. (사진=DL이앤씨)

 

이 같은 상황 속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설사는 DL이앤씨다. DL이앤씨는 지난 4월 중소기업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차량 위치로 진압 장비를 이동시킨 뒤 배터리팩에 구멍을 뚫고 물을 분사해 빠르게 진화하는 시스템이다.

DL이앤씨가 선보인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은 현대자동차 성능테스트 및 방재시험연구원 ‘전기차 실물차량 화재시험’을 통해 성능 검증을 완료했으며, 리튬이온과 리튬인산철 등 전기차 배터리 종류에 관계없이 10분이면 화재를 완전히 진압할 수 있는 성능을 입증받았다.

DL이앤씨는 ‘e편한세상’ 아파트 현장에 화재진압 시스템의 시범 적용을 검토 중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은 중소기업인 탱크테크와 함께 고민한 끝에 탄생한 혁신 기술로 전기차 화재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을 크게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수주한 과천주공 10단지 재건축에 ‘래미안 원마제스티’를 제안하며 전기차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전기차 주차구역에 방화벽체 시공 적용을 결정했다. 또 ‘래미안 자이 더 아르케’(거여새마을 공공 재개발) 단지에는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상향식 스프링클러를 작동시켜 신속한 화재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시공할 계획이다.

현대건설도 현재 전기차 화재 특성을 고려한 설계 가이드 적용으로 화재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시공되는 아파트 단지 위주로 전기차 충전 공간 블록벽 구획에 내화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또 연소 중인 차량을 빠르게 덮어 산소를 차단하는 질식소화포를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되는 층에 제공 중이다.

반도건설은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충남 내포신도시 반도유보라마크에디션 아파트에 전기차 화재진압 설비를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하면 천장에 달린 소화덮개가 자동으로 내려와 차량 주변을 차단한 뒤 스프링클러로 불을 끄는 방식이다.

또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지난해 6월에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관련 대응방안 도출을 위해 용역을 발주하고, 올해 5월에는 용역 결과 등을 놓고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공사비가 치솟은 상황에서 화재 진압 관련 설비 설치까지 의무화될 경우 비용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서도 “최근 전기차 증가로 늘어난 수요와 함께 지하 주차장 화재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도 높아진 만큼 건설업계가 대량생산 체계 구축 등 설치비용을 낮추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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