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증권 > 시황 · 증시분석

"5일간 3조원 빠졌다"...외국인, 국내 증시서 대규모 자금유출 지속

입력 2024-08-11 09:48 | 신문게재 2024-08-11 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빠져나가는 외국인 투자금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o을 통해 생성한 ‘빠져나가는 외국인 투자금’ (이미지=DALL E3, 편집=이원동 기자)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가 전 세계 증시를 뒤흔든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최근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인 외국인들이 순매도한 금액은 3조원이 넘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 올해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지속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5거래일 동안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금은 3조666억원으로, 1월에 기록한 순유출 규모(1조5577억원)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외국인은 지난 9일 17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날 역시 장중 순매도 규모가 1200억원을 넘기도 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종목은 삼성전자(1조5191억원)와 SK하이닉스(6005억원)으로 매도세가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됐다.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낮은 주당순자산가치(PBR) 종목으로 분류돼 수혜를 입었던 현대차와 기아도 이달 들어 각각 611억원, 604억원 가량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됐다.

최근 외국인의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상반기 정부의 증시 부양책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했던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12_코스피코스닥_4

올 상반기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규모는 22조9000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의 보유 비중은 연초 32.72%에서 지난달 10일 36.11%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출의 주 요인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꼽았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려 다른 나라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표적인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의 엔화를 빌려서 제3국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에 대한 거품과 미국 경기 침체 리스크 등이 증시 폭락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또 다른 원인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발 유동성 충격을 빼놓을 수 없다”며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 등 제반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엔화의 추가 절상 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결국 관건은 남은 엔 캐리 트레이드 물량들이 빠른 속도로 청산되는지 여부인데 이는 엔·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와 위험자산에 대한 심리회복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며 “그간 높아진 헤지 비용으로 인해 헤지 포지션을 취하지 않은 차입 물량들이 많을 수 있어 엔·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할 경우 추가 청산이 전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금리 관련 시장 평균 전망은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었는데, 8월 초 일본은행에서 금리를 올리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외국인 유출이 중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최근 시장이 보인 변동성은 이성적인 움직임은 아니었다”며 “과거 침체 국면에서 나타났던 지표들을 살펴볼 때 경기 침체라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프로그램 매매 등으로 인해 반응이 강하게 나온 듯 하다”며 “일시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긴 했지만 매도세가 추세를 가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