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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개통 50주년 <서울의 지하철> 전시 8일 개최

서울 지하철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건설사적·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최초 조명
과거의 역사적 순간부터 서울 교통의 변화, 달라진 생활 풍속을 연결해 전시

입력 2024-08-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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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사장 백호)와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는 공동으로 8월 9일(금)부터 11월 3일(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서울 지하철 개통 50주년을 기념하는 <서울의 지하철>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양 기관이 공동으로 준비해 초기 건설부터 개통까지 생생한 역사적 증거물과 함께 변화된 서울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또한 지하철이 움직이는 원리를 소개하는 동시에 서울교통공사 전·현직 직원과 시민의 목소리까지 담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박물관은 전시 기획 단계에서 시민과 지하철 동호인의 의견을 청취해 전시에 반영했다. 공사는 앞서 <50주년 스토리텔링 공모전>과 <유물 기증 공모> 이벤트를 진행해 시민과 함께 50년의 기억을 나누고 기념하는 참여형 전시를 구현했다.

전시는 총 3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1부 ‘땅속을 달리는 열차’는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 탄생부터 지하철을 움직이게 하는 기술과 구동 원리를, 2부 ‘레일 위의 서울’은 지하철로 인한 서울 교통체계의 변화와 달라진 생활문화를 조명했다. 마지막 3부 ‘나는 오늘도 지하철을 탑니다’는 지하철을 움직이는 사람들과 지하철로 이동해 온 사람들의 일상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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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건설과 개통의 난항… 이를 극복하고 1호선 개통식까지

지하철 건설계획은 1960년대 급속한 인구 증가와 지상 교통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됐다. 도입 초기에는 “지하철을 건설하면 나라가 망합니다”라며 각계에서 반대가 심했을 정도로, 당시 경제 규모와 기술 수준상 큰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지하철 건설 주역들은 “정성으로 건설하여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는다”라는 지하철건설본부의 슬로건 아래 매 순간 닥친 난관을 극복해 가며 서울을 이전과는 다른 단계의 도시로 만들어 갔다.

지하철 건설의 시작을 상징하는 <보신각 수준점 타정 망치>를 비롯 초기 건설계획과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되며, 지하철 도입 시 철도청과의 전원 공급 방식 논쟁, 문화유산 훼손 위험성에 대응한 공사 관계 자료들, 차관계약 문건 등 초기 난항을 돌파해 가는 과정을 전시에서 볼 수 있다.

마침내 광복 29주년인 1974년 8월 15일, 지하철 1호선 ‘종로선’의 개통식이 온 국민의 염원 속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기념할 일이 가득했던 날, 역사는 아이러니하게 흘러갔다. 개통식 한 시간 전 제29회 광복절 경축 기념식에서 육영수 여사의 피격 사건으로 개통식은 침통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 개통식 장면을 포토존으로 조성해 50년 전 역사적 사건을 오늘의 시민들이 다시 함께 기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개통식 행사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공사 완료의 의미로 타정할 계획이었던 <개통식 스파이크>를 볼 수 있으며, 기념 승차권·우표·기념패 등의 개통 기념물, 지하철 개통에 대한 시민들의 벅찬 감격을 생생하게 기록한 <제기동역 개통식 감상문> 등도 전시된다.

또한, 평소 지하철을 이용하며 보기 어려운 부속품들을 실제 전동차에서 공수해 전시의 시각적인 효과와 이해를 높였다. 지하 굴착 공사와 지하철의 작동 원리를 핵심 위주로 간결하고 쉽게 풀어내 지하철만의 차별화된 기술적 특징을 조명했다.

전기 집전장치인 <팬터그래프>, <신호기>와 <자동열차정지장치(A.T.S.)> 등 신호 관련 설비, <열차 바퀴>와 <레일>, 차량을 연결하는 <연결기> 등 핵심 부품들을 공수하였으며, 땅속에 길을 내는 굴착 공법에 대한 내용도 쉽게 소개했다.

지하철은 효율적인 전기 구동과 종합적인 메커니즘을 가진 신호체계, 적은 힘으로 막힘없이 레일 위를 이동하는 효율성 등이 특징이다. 이러한 기술적 특징은 ‘대량’, ‘신속’, ‘안전’, ‘정확’을 구현해 지하철이 기존의 대중교통수단을 대체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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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습을 바꾸어 놓은 ‘지하철 문화’

1호선 개통 10년 뒤 3·4호선의 개통으로 본격적으로 ‘지하철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육상교통에만 의존하던 대중교통체계는 지하철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됐다. 또한 수직적·수평적으로 깊고 넓은 연결망을 구축한 지하철은 지하공간의 잠재력을 드러내며 지하 개발을 본격화했으며, 곳곳으로 퍼져나간 노선을 따라 역을 중심으로 한 생활권을 형성했다.

전시에서는 2~4호선 개통 및 버스·택시·주차장 등 대중교통체계 개편 관계 자료, 지하도상가·백화점·주택 등 지하철역 역세권 관련 자료들이 전시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지하도상가인 을지로 지하도상가를 입체적으로 체험하는 영상도 볼 수 있다.

지하철은 편리한 대중교통수단을 넘어 ‘새로운 시대상’을 열어간 매개체이기도 하다. 대중성과 보편성에 기반한 고유의 ‘지하철 문화’는 시민의 일상생활과 사회·문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약속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 문화를 말하는 ‘코리안 타임’은 정시 도착을 보장하는 지하철의 등장으로 자취를 감추게 됐다. 또한 올림픽 등 국가 행사를 대비해 지하철에서 이뤄진 ‘선하차 후승차’, ‘역 구내 및 차내 금연’ 등의 캠페인은 사회 전반에 공공질서 정착을 촉진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통제소-전동차-대합실의 통일된 표준시각 정보를 제공해 지하철의 ‘정시성’을 유지하는 <부모시계(負母時計)>·<자시계(子時計)> 등을 볼 수 있다.

노선도로 쉽게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지하철역은 도시의 표지석이 됐다. 오랜 시간 시민의 ‘만남의 장소’가 돼왔으며, 쾌적한 공간을 조성하여 문화예술을 누릴 기회를 넓혀 왔다. 또한 밝고 흔들림이 적은 전동차에서 이동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생활화된 신문과 책 읽기는 고유의 독서 문화로 발전해 출판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전시에서는 지하철에서 읽기 좋도록 가로쓰기를 택하고 판형과 활자를 키운 <문고본 서적>과 강남역·신촌역 등 만남의 장소 관련 자료들, 지하철 역사 벽면을 장식하는 벽화 이미지를 한데 모은 영상도 전시된다. 특히 3·4호선부터는 문화공간, 휴식 공간으로써의 지하철역의 역할이 확대돼 정거장의 내장 디자인이 특별히 고려됐는데 역사별 특징과 전통미를 강조한 벽화들이 예술가들에 의해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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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서울 지하철과 함께 한 사람들

서울 지하철은 50년 동안 800억 명을 싣고 지구 5만 바퀴의 거리를 운행해왔다.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서울 지하철과 함께 해왔다.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 묵묵히 일한 전·현직 직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평소 시민들이 잘 몰랐던 직업 세계를 조명한다.

1974년 개통 당시 신설동역 역무원이었던 권오철 씨의 생생한 이야기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철도 기관사인 안성숙 씨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 서울 지하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승무·차량·신호·역무 분야에서 ‘시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켜준다’라는 사명감으로 지하철을 움직이는 현직 직원들을 통해 평소 접하지 못한 직업 세계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1974년 지하철 시승 행사에서 신발을 벗고 역사에 들어왔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부터 핸드폰이 없었던 시절 약속 장소가 어긋난 시민의 민원으로 환승역에 통합 출구 번호를 만들게 된 이야기, 1996년 최초 여성 기관사로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 했던 일들, 대학수학능력시험일 수험생들을 위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 이야기 등 우리의 일상을 위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열차를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반세기 동안 지하철과 일상을 함께 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개통 50주년을 맞아 공사에서 시민 대상으로 공모한 스토리텔링 중 당선작 10점을 소개한다. 어린 시절 처음 지하철을 탔을 때의 경이로운 무용담부터 친구들과의 서울 여행기, 내 인생의 동반자를 만난 역사적 순간의 기록 등이 담겨 있다.

전시와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지하철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과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의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다. 지하철이 서울에 미친 영향을 세부 주제별로 심도 있게 조명한 학술대회도 9월 6일(금)에 개최할 예정이다.

공사와 협업·제작한 문화상품도 박물관 삽과 성수동 팝업 스토어(10월 예정)에서 만날 수 있어 전시를 기념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공사의 마스코트인 ‘또타’ 대형 인형이 전시 기간 중 박물관에 함께해 온 가족이 함께 전시를 즐기며 색다른 추억도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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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서울 지하철 개통 50주년이라는 큰 분기점을 맞아 지난 여정을 기억하고 나누는 전시를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시민의 추억과 지하철 현장의 모습을 담아 모두가 함께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되기 위해 노력한 만큼 이번 전시가 축제의 장이자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발전 과정에서의 전환점에 위치한 역사적 사건을 조명하는 동시에,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라며, “익숙한 지하철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 이후 지하철을 둘러싼 연구와 다양한 담론이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주말 관계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입장 마감 17:30)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단, 추석 연휴인 9월 16일(월)에는 정상 개관하여 전시를 관람할 수 있으며, ‘서울 문화의 밤’이 열리는 매주 금요일에는 21시까지 연장한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교통공사 누리집,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영호 기자 kyh362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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