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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죽 쒔던’ 정유사들, 하반기 실적도 ‘우울’

정제마진 하락으로 1분기 만에 주요 정유사들 적자 전환
중동 지역 이슈·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실적 악화 요인

입력 2024-08-09 06:15 | 신문게재 2024-08-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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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올해 1분기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던 국내 정유사들이 수익성에 주요한 영향을 주는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동 지역 지정학적 이슈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도 우울한 상황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정유 4사의 정유사업 부문 영업이익 합은 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정유사들은 1조32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를 합산한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회사별 정유부문 실적을 보면, △SK이노베이션 전분기 대비 75.6% 감소한 1442억원 △에쓰오일(S-OIL) 950억원 적자 △GS칼텍스 264억원 적자 △HD현대오일뱅크 286억원 적자 등을 기록했다.

앞서 1분기와 비교해 2분기에 영업이익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은 수익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유가와 각종 비용을 제하고 정유사가 얻는 순수익이다.

일반적으로 정제마진이 4~5달러일 때 손익분기점이라 판단한다. 올해 1분기 배럴당 7.3달러 수준이었던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올해 2분기에 3.5달러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미국 중심 휘발유 수요 부진 및 해상 운임 상승으로 유럽향 경유 수출이 제한되면서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의 정유사업 부문이 올해 상반기에 큰 부진을 겪은 상황에서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피살되면서 국제 유가가 크게 올랐다. 이란과 이스라엘 확전 가능성이 사이 확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원유 공급 제한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스산 원유(WTI) 전 거래일 대비 4.26% 오른 배럴당 77.9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일일 상승 폭은 지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7일(현지시간)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WTI는 전일 대비 2.77% 상승한 배럴당 75.23달러로 장을 마쳐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글로벌 석유 소비 1위국인 미국의 경기 침체도 국제유가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이다. 최근 미국 제조업 경기에 대한 불안감과 고용지표 둔화 등으로 경기 악화 전망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가 오르면 정제마진도 같이 오르지만, 이처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은 오히려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어 정제마진 개선에 도움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중동 지역 이슈로 유가와 정제마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글로벌 경제 경기 지표들이 경제 침체를 우려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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