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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형·아우 사이 '눈치밥'…현대차 의존도만 더 커지나

입력 2024-08-08 06:26 | 신문게재 2024-08-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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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모트라스 CI. (각사 제공)

 

현대모비스가 형과 아우 사이에서 ‘눈치밥’을 먹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우 격인 생산 자회사들이 잇단 파업에 나서면서 그룹 내 맏형 겪인 현대자동차의 생산 차질 도미노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현대모비스는 올해 수주 목표의 25%밖에 채우지 못한데다 하반기 전망마저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생산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는 오는 10일부터 특근과 잔업을 거부하기로 했다. 앞서 모트라스 노조가 부분파업에 나서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수천대에 달하는 생산 차질을 떠안았다. 올해 임금협상을 놓고 노조가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파업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대차그룹은 체계적인 수직계열화가 장점”이라면서도 “현대모비스가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전계열사가 생산을 멈추는 연쇄 악재가 나타나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현재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는 “우리가 양보의 제스처를 취했음에도 사측은 올해 임협의 제시안을 내지 않았다”면서 “사측이 제시안을 낼 때까지 압박하겠다”고 경고장을 날린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올해 수주 목표 달성 실패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놓고 있다. 실제로 올해 93억4000만달러(12조4800억원)을 목표했던 현대모비스는 올 상반기 겨우 25%를 채웠다. 정의선 회장이 부품 계열사를 향해 ‘현대차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대로라면 현대차 의존도가 더 커 질수 밖에 없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현대모비스가 독자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더 낮춰야 한다”면서 “핵심적인 원천 기술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성장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모비스의 현대차·기아 매출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가운데 자회사 모트라스의 파업 리스크까지 부담을 떠안고 있는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현대모비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세란 점이다. 2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영업이익은 4.2% 각각 줄었고, 돌발 품질 비용 400억원까지 추가 지출해야 한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역대급 실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맏형 현대차는 올해 2분기 매출 45조206억원(전년 동기대비 6.6%↑), 영업이익 4조2791억원(0.7%↑) 상승했고, 기아도 분기 기록을 갈아치우며 매출 27조5779억원(전년 동기대비 5%↑), 영업이익 3조6437억원(7.1%↑)이란 성과를 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전기차 물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하이브리드차량의 부품 공급을 늘리는 등 친환경차 부품공급 믹스와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공급 확대를 통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미,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전동화 생산 거점을 신규로 구축하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송선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완공되는 해외 전동화 거점들은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단기로는 비용 증가가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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