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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후폭풍, 배터리 이어 양극재 ‘강타’…잇단 ‘캐파 하향·투자 축소’

양극재 주요 기업, 출하량 전망치 예상치 등 하향 조정

입력 2024-08-05 06:07 | 신문게재 2024-08-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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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원료 및 제품(왼쪽부터 코발트, 양극재, 리튬, 니켈)과 포스코퓨처엠 연구원들의 모습.(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영향으로 실적 급락의 쓴 맛을 본 양극재 기업들이 캐파(CAPA) 하향과 투자규모 축소를 통해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극재 대표 기업 에코프로는 올해 2분기 5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1년 만(1703억원 영업이익)에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양극재를 생산하는 핵심 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전년 동기 대비 96.5% 감소한 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또 다른 양극재 생산 기업인 포스코퓨처엠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4.8% 급감한 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9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나 줄었다.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양극재 사업악화로 전년 동기 대비 53.2% 감소한 436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유력하다.

다만, 양극재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혔던 메탈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며 올 3분기에는 나아진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2분기 양극재 판매 가격 하락률은 전기 대비 13% 수준이었지만, 3분기에는 2%대에서 하락률이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배터리셀사들이 미국 보조금을 통해 실적을 보전하는 것과 달리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양극재 기업들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버티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액 공제 4478억원을 통해 영업손실 규모를 2525억원까지 줄였다.

양극재 기업들은 지난달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잇따라 캐파 하향과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에코프로 컨퍼런스콜에서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 둔화 등을 반영해 중장기 양극재 캐파 하향과 투자 속도 조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북미·유럽 지역 등 권역별 규제에 따른 고객사 현지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고 선별 투자방침을 공개했다.

포스코퓨처엠도 올해 양극재 판매량 예상치를 기존 7만2000톤에서 6만7000톤으로 조정하고, 설비투자 규모도 2조8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6년까지 양극재 생산 목표치를 45만5000톤에서 39만5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LG화학은 올해 양극재 출하량 전망치를 전년 대비 40%에서 20% 증가로 낮추는 것은 물론, 2026년 양극재 생산 능력 목표를 28만 톤(t)에서 20만 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설비투자 규모도 4조원에서 3조원으로 줄인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양극재 기업들이 판매 부진이 낮은 수익성으로 연결됐다고 보고, 투자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방시장인 전기차 판매량 정체 장기화 조짐에 중장기 양극재 기업들의 생산 캐파 계획 및 매출액 가이던스를 하향한 바 있다”면서 “업황 반등의 실마리가 부재한 현 시점에서 성장과 수익 모두 불확실성 구간에 진입한 만큼 당분간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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