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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의 경제 리스크…“금리 1%p 오르면 차주 소비지출 0.46% 감소”

입력 2024-08-04 10:18 | 신문게재 2024-08-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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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건전성 '빨간불'
서울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부스. (사진=연합뉴스)

 

금리가 1%포인트(p) 오르면 이자비용 증가로 대출자의 소비지출이 평균 0.46%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령대별로 금리인상의 영향이 다를 수 있어 차주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한국금융연구원 김현열 연구위원 등이 발표한 ‘이자 비용 상승의 소비감소 효과에 대한 미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1%p 상승할 때 차주의 소비지출은 평균 0.46%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1분기 부터 2023년 3분기까지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표본 자료를 분석해 금리 상승이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증가와 그에 따른 소비지출 감소 효과를 두 단계로 나눠 추정했다.

연구의 첫 번째 단계에서는 금리가 1%p 상승하면 DSR이 평균 1.9%p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차주의 소득대비 부채비율(LTI)이 주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로,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차주들이 금리 상승기에 직면하는 이자비용 증가를 반영한 것이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DSR 1%p 상승 시 차주의 소비지출이 평균 0.2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금리 1%p 상승은 이자비용 증가를 통해 차주의 소비지출을 0.46%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 감소 효과는 차주별 특성에 따라 이질적인 것으로 관측됐다.

취약차주는 비취약차주에 비해 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지출 감소가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에 따르면, 취약차주(소득 수준이 하위 30% 이하이면서 2개 이상의 업권에서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경우 금리 1%p 상승시 DSR이 평균 2.06%p 증가하고, 소비지출은 0.54% 감소했다. 반면, 비취약차주는 DSR이 평균 1.89%p 증가하고 소비지출은 0.4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30~39세 차주가 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지출 영향이 가장 컸다. 금리 1%p 상승시 DSR이 1.98%p 증가하고 소비지출은 0.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64세 차주는 DSR이 2.14%p 증가해도 소비지출은 0.39% 감소해 상대적으로 타연령대 보다 소비지출 감소율이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금리 인상기에 차주의 소비지출 감소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김현열 연구위원은 “금리 충격에 따른 차주의 소비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소득 대비 부채(LTI)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현재까지 가계부채 관련 정책에서는 DSR이 주요 척도로 사용되고 있는데, LTI 수준이 대출금리 상승에 의한 이자비용 증가 정도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수록 대출대상 및 규모 선정에 있어서 차주의 LTI를 규제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이 금리 상승 충격에 따른 차주의 소비감소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금리상승 추세가 장기화될 상황에서는 고(高)LTI 차주를 중심으로 수수료 지원 등을 통해 부채의 조기상환을 독려하는 것이 이들의 LTI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춤으로써 중장기적으로 해당 차주의 소비 흐름 악화를 완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변동금리 대비 고정금리 가계부채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금리변화가 이자비용 경로를 통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차주에게 더 이득일 수 있다”며 “예기치 못한 금리상승이 발생하더라도 고정금리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DSR은 즉각적인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적어도 이자비용 증가를 이유로 소비를 감축할 필요는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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