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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 전환 기대에 급증한 엔화예금…웃을 수 있을까

5대은행 엔화예금 잔액, 2년 전보다 두 배 급증

입력 2024-08-04 10:21 | 신문게재 2024-08-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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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 상승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슈퍼엔저’를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급증해온 엔화예금이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수준의 환차익을 가져올지 관심이 모인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 재정환율(하나은행 고시·오후3시30분 기준)은 지난 2일 100엔당 919.93원으로 한 달 전(858.5원) 보다 7.15%(61.43원) 올랐다. 2년 전(996.3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76.37원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 등으로 최근 엔화는 강세로 전환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0.15%포인트 올렸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를 현 수준(5.25~5.50%)에서 동결하고 9월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원엔 환율 추이_1
원·엔 환율 추이 (기간: 2022년 8월 2일~ 2024년 8월 2일)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일간 금리차가 줄어드는 것이 엔화 강세의 주된 배경”이라며 “그동안 엔화 약세 원인이 금리차 확대였기 때문에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게 되면 엔화 약세 국면은 끝났다고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약세의 강세전환 기대,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으로 엔화예금은 최근 증가해왔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외국환은행 46곳(국내은행 16곳 + 외은지점 30곳)의 엔화예금 잔액은 6월말 기준 총 101억3000만 달러(한화 약 14조원)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2년 전(55억3000만 달러)과 비교해 83.1%(46억 달러) 늘었다. 거의 두 배가 된 것이다. 기간 중 늘어난 전체 엔화예금 증가분(46억 달러·약 6873억엔)의 99.8%(6861억엔)는 5대 시중은행에서 나왔다. 5대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1조2929억 엔(6월말 기준)으로 2년 전(약 6068억엔) 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다만 7월 들어 엔화가치가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 거래로 7월 말 기준 엔화예금은 전 월말 보다 818억엔 줄어든 1조2111억엔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엔저 기조에 엔화가치 반등을 노린 투자수요와 해외여행 정상화 과정에서 일본이 주요 여행국가로 주목받으면서 엔화예금이 늘었다”며 “다만 최근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부 수익 실현 목적의 외화예금 인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저성장 등으로 급격한 엔화가치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본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환차익을 기대하고 엔화에 투자를 많이 했는데 엔화가 강세를 지속하려면 일본 경제 펀더멘털이 받쳐주고 기준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며 “엔화를 매수한 구간이 대체로 100엔당 900원 초중반으로 보여, 단기간 내 기대한 만큼의 환차익을 보긴 쉽지 않은데 엔화가치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은 분명하므로 투자시계를 길게 본다면 어느 정도 성과는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중장기적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일본경제 성장률이 한국경제 성장률 보다 높진 않아서 엔화가치 상승 속도가 매우 완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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