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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체불에 퇴직금도 없어…불안에 떠는 큐텐 계열사 직원들

무너지는 시스템에 퇴사자 속출…회사 측, 직원 대상 대책은 언급 無

입력 2024-08-05 12:00 | 신문게재 2024-08-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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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기다리는 티몬 피해자들<YONHAP NO-7493>
환불 기다리는 티몬 피해자들. (사진=연합뉴스)

 

티몬과 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으로 비롯된 티메프 사태가 순식간에 큐텐 계열사들로 옮겨 붙으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줄퇴사로 이어지고 있다.

5일 한 위메프 관계자에 따르면 티메프(티몬+위메프)에서는 상품기획자(MD)와 개발자를 시작으로 여러 직군에서 퇴사 인력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티몬에서 7년째 근무 중인 한 직원은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이렇게 될 줄 진짜 몰랐다”며 “내부에는 숨겼던 건지 재무나 상품권쪽 본부장은 사태 터지기 전에 병가를 냈고 연락도 없이 그대로 퇴사했다”고 말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회사를 자발적으로 떠나는 임직원들은 더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퇴사자의 급격한 증가에 회사 측에 따로 퇴사 공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말도 나온다.

임금 지연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티몬은 7월분 급여를 오는 10일 지급할 예정인데, 정상적으로 지급될지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티메프뿐 아니라 다른 큐텐 계열사에서도 임금 지연 움직임이 포착된다.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는 지난달 직원들의 월급을 지연 지급했다. 큐익스프레스에 재직 중인 한 직원은 “전체 메일로 일주일 정도 급여가 늦게 지급된다는 공지가 있었고 지난달 31일 지급됐다”며 “다음 달은 제때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직원들은 큐익프스레스 역시 더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플랫폼은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아 퇴직금 정산마서 어려운 상황이다. 큐텐 계열사 직원수는 3000명 이상으로 퇴직연금 의무 가입 대상이지만 현재까지도 퇴직연금에 가입이 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퇴직금 지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이에 티몬과 위메프 퇴사자들의 경우 ‘권고사직’을 처리해 달라는 요청도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혜인 노무사는 “권고사직 처리를 해야 비자발적 퇴사로 처리돼 실업급여라도 받으며 구직활동과 생활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며 “티몬과 위메프의 사정이 좋지 않은 만큼 권고사직 요청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기업회생 신청이 임금 지급의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기업회생 신청 시 포괄적 금지명령과 함께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데 임금과 퇴직금도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물론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임금은 ‘공익 채권’으로 분류되는 등 변제 의무의 선순위에 속하지만 모든 것은 법원에 판단에 달려 있어 두고봐야 한다는 것이다.

임 노무사는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되면 법원이 어떤 채권을 변제 순위를 정하는데, 직원의 임금과 퇴직금은 선순위에 속하기는 한다”며 “그러나 변제 순위 정리 과정 중 임금 보다 앞선 채무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면서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이탈과 불안은 확산되고만 있는 구영배 큐텐 대표를 비롯한 계열사 수장들은 임직원들에 대한 어떠한 대책과 사과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티몬의 한 직원은 “이번 사태 핵심인 재무팀 직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임직원들이 제대로 공지하거나 설명하지도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송수연 기자 ssy12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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