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Money(돈) > 재무설계

[비바 2080] 돈은 안 모이고 빠져나가게 하는 나쁜 습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입력 2024-07-31 11:45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1720146871013
이미지=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부자가 되려면 4가지 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돈을 잘 버는 능력, 번 돈을 잘 모으는 능력, 그리고 잘 지키는 능력, 마지막으로 잘 쓰는 능력이다.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를 통해 댄 애리얼리와 제프 크라이슬러가 공동 저술한 <부의 감각(Dollas and Sense)>을 소개하면서 돈을 잘 모으고,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과 습관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 원장은 “인간은 비합리적이지만 행동 패턴은 예측할 수 있다는 게 행동경제학자인 애리얼리 듀크대 경제학과 교수의 생각”이라며 관련한 유용한 팁을 소개한다.



◇ 돈을 모으려면 ‘현상유지 편향’에서 먼저 벗어나야

<부의 감각>의 저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는 ‘나쁜 습관’부터 버릴 것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돈을 지출할 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3가지를 제시한다. 즐거움과 편익, 그리고 기회비용이다. 지출에 따른 즐거움은 당연히 극대화해야 하겠지만, 기회비용과 편익도 따져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돈을 쓸 때 얻는 즐거움과 편익보다 기회비용이 더 크다면 현명한 지출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들은 “나쁜 소비습관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습관의 관성’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일종의 ‘현상유지 편향(Status Quo Bias)’이다. 여기에서 벗어나려면 소비경험 과정에서 즐거움-편익-기회비용을 따지는 생각의 전환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이성을 맹신하기보다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한다.

애리얼리 교수는 ‘율리시스 약정(Ulysses Contracts)’에 따를 것을 주문한다. 죽음을 부르는 세이렌(Siren)의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고 율리시스 오디세우스가 스스로 기둥에 몸을 꽁꽁 묶어 뒀던 것과 같이 ‘자율적인 구속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잘못된 소비습관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일종의 억제장치를 마련하라는 얘기다.

현상유지 편향에는 ‘손실회피(Loss Aversion)’ 심리가 뿌리 깊게 자리한다. 잃는 것이 더 두려워, 잠재적 이익보다 잠재적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일쑤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것을 소유한다는 이유만으로 실제보다 높은 가격을 매기는 ‘소유효과(Endowment Effect)’의 경향을 누구나 가진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려면 이런 소유효과, 손실회피, 현상유지 편향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 합리적 소비를 위한 실천 행동강령


이 원장은 “<부의 감각>에서 놓쳐서 안될 행동경제학의 지식이 바로 ‘심리 회계(Mental Accounting)’”라고 말한다. 복권 당첨금이나 퇴직금, 사망보험금은 각각 우리에게 다른 감정으로 다가온다. 쉽게 벌었기 때문에 쉽게 써도 되는 돈, 고생해서 번 돈이기에 아껴서 노후자금으로 써야 할 돈, 자녀 사망보험금이기에 의미 있게 써야 할 돈으로 각각 회계처리가 된다는 것이 ‘심리 회계’의 개념이다.

그는 “돈을 모아야 할 인생 전반전이라면 돈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저축 친화적인 ‘심리 회계’를 작동할 필요가 있으며, 인생 후반전이라면 벌어 놓은 돈을 쓸 줄 알아야 하기에 소비 친화적인 ‘심리 회계’를 구축하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결제 과정에서 동반되는 심리적 부담을 의미하는 ‘지불의 고통(Pain of Paying)’을 요령 있게 활용할 것도 권고했다. 저축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면 신용카드 대신 현금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게 소비를 억제하는 데 쉽다. 반면에 돈을 마음 편하게 쓰고 싶다면 선불 방식이 현불(現拂)보다 낫다. 이런 방식은 소비경험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면서도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합리적인 소비와 현명한 투자를 하기 위해 명심해야 할 또 다른 심리로 ‘닻내림 효과(Anchoring Effect)’가 있다. 배가 떠내려 가지 않게 닻을 내리듯이,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나름대로의 판단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이 판단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은 것이 문제다. 저자들은 과거 경험과 첫 결정이 닻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내보였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남을 따라하는 군중심리나, 과거 자신의 행동을 무심코 반복하는 ‘자기 따라하기’ 등이 대표적인 닻내림 효과에 속한다. 자신의 생각과 결정이 늘 옳다고 믿는 ‘확증편향’ 역시 이런 감정과 무관하지 않다. 저자들은 결국 우리가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려면 ‘닻내림 효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경 원장은 “성공적인 투자를 원하고, 부채의 늪에서 탈출해서 윤택한 노후를 살고 싶다면, <부의 감각>을 통해 현명한 의사결정을 가로막는 ‘못된 심리’의 정체를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