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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고가전략 통했다”…전기차 캐즘 속 ‘나홀로 성장’

'퍼스트 무버' 현대차·기아…경쟁사· 배터리업계 '죽상' 속 '독야청청'

입력 2024-07-31 06:39 | 신문게재 2024-07-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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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가며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에 관련 업종 전체가 실적 악화에 빠졌지만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퍼스트 무버’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사상 최초 연간 합산 영업이익 30조원 달성을 목전에 뒀다. 지난해 27조원을 달성하며 기록을 경신했던 현대차·기아는 올해는 이보다도 약 11.1% 늘어난 영업이익이 기대되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외부 요인과 더불어 북미 판매 호조와 제네시스나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가 늘면서 수익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본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현대차의 경우 2020년 2.3%에서 올 2분기 9.5%로, 같은 기간 기아는 3.5%에서 13.2%로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는 최근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에도 미국 시장 선전, 우호적인 환율 등으로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해 가이던스를 달성하겠다”고 자신했다.

반면 경쟁사나 전기차 시대의 핵심 파트너인 배터리 업계는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전기차 핵심 주자로 꼽히는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신흥 시장에서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비야디(BYD)에 추격을 허용한 테슬라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3% 감소하며 굴욕을 맛봤다. 순이익도 45%나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3.3%포인트 하락한 6.3%에 그쳤다. 전세계적인 경제 한파까지 떠안아야 했던 미국과 유럽의 다국적 자동차 회사 스텔란티스는 상반기 순이익이 48%나 감소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자동차 ‘빅3’로 평가받는 지엠은 전기차 캐즘에 디트로이트 오리온 타운십에서 생산하기로 했던 쉐보레 실버라도 등 주력 전기픽업 생산을 무기한 연기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이유다. ‘2030년부터 유럽에서 전기차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한 포드도 계획을 백지화했다.

전세계 고급차 시장을 석권하며 흔들리지 않았던 수익을 자랑했던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도 아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올해 연간 이익률 전망치를 1%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벤츠는 2분기 매출은 4%, 순이익은 16% 각각 감소했다.

사정은 국내 배터리 3사도 다르지 않다. 2분기 매출이 29.8% 하락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상태고 삼성SDI와 SK온도 전기차 캐즘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여파에 배터리 3사는 미국에 짓기로 했던 공장 건설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LG엔솔은 “고금리 장기화와 미국 대선 등 대내외 변화로 연초 기대와 달리 글로벌 전기차 성장률은 20% 초반에 머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이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면서 “추가 하향 조정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중장기 실적 불확실성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의 3분기 실적은 기존 전망치를 대폭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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