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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건설사만 집 짓나… 공장서 뚝딱 찍어낸다

[트렌드] 非건설업체, 주택 건설시장 진출

입력 2024-07-31 07:00 | 신문게재 2024-07-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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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맵 모듈러 주택 외관
밸류맵 모듈러 주택 외관. (사진제공=밸류맵)

 

기술 발전이 이뤄지며 주택 건설 경계가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플랫폼 업체를 비롯해 가구회사 등 비(非)건설사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집짓기에 나서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 건설사들이 ‘모듈러 건축’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모듈러 건축은 표준화된 모듈러 유닛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후 운송과정을 거쳐 현장에서 설치 및 최소한의 내·외부 마감작업을 통해 건축물을 조립·완성하는 탈현장(Off-site) 건축 방식을 말한다. 기존 건축 방식 대비 공사 기간을 20~50% 단축할 수 있고 분진·폐기물이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 공장에서 표준화된 방식으로 생산해 날씨 등 영향을 덜 받고 일관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토지건물 거래 플랫폼 ‘밸류맵’이 해당 분야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밸류맵은 모듈러 주택 공급을 위해 ‘코리아빌드위크NextCon 2024’에 참여를 밝혔다. 코리아빌드위크는 건설·건축 분야 유관산업을 총망라하는 초대형 산업 전시회로 대부분 건설·건축에 종사하고 있는 업체들이 참여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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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맵 모듈러 주택 내부. (사진제공=밸류맵)

 

전시회에서 밸류맵은 신개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오픈스페이스’와 함께 3세대 모듈러 주택 ‘THE LIVING 6‘의 실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THE LIVING 6’는 기존 모듈러 주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풀 퍼니시드 하우스로 건축가가 직접 디자인한 스타일리시한 홈 스타일링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한다.

‘오픈스페이스’는 모듈러 주택과 토지위탁운영 서비스를 결합한 플랫폼이다. 해당 플랫폼에 토지 소유주가 쓰지 않는 유휴 토지를 등록하면 개인이나 기업이 토지 사용료를 내며 모듈러 하우스를 짓고 이용할 수 있다.

토지 소유주는 유휴 토지를 위탁운영 맡겨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임차인은 플랫폼을 통해 까다로운 건축 과정 없이 고품질의 집을 짓고 거주할 수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토지 공유 서비스로 토지 시장의 혁신서비스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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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건축브랜드 ‘미노(MINO)‘의 리조트 빌라 설치 이미지. (사진제공=희림)

 

앞서 설계 전문 회사인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도 모듈러 건축 브랜드인 ‘미노’를 출시했다. 모듈러 제작 전문회사 유창과 손잡고 공동으로 개발한 브랜드다. 회사 측은 건축공급시스템을 혁신하고, 모듈러 건축경험을 풍부하게 하며 지속적인 모듈러 건축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배경에서 탄생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시한 미노 리조트 빌라는 리조트 특성에 맞는 공간모듈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침실, 커넥션 등의 공간모듈을 특성화하여 모듈 조합에 따라 다양한 실내외 구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공간모듈에 최적화된 구조시스템을 통해 건축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며, 이를 통해 시공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공간의 효율성과 쾌적성을 위해 진공 단열재를 활용한 초박형 외피시스템을 개발하고, 건식바닥 난방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제한적인 모듈러 건축의 한계를 극복하고, 4m 폭의 내부공간과 3.3m 천장고를 확보해 보다 넓은 공간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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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림 모듈러 주택 리조트.(사진제공=희림)

 

특히 탄소중립, 제로에너지 모델에 근접한 모듈러 설계로 패시브 및 액티브 디자인을 결합하여 에너지 절약과 탄소저감을 실현했다. 패시브 디자인 측면에서는 천연목재(웨더텍스)와 폐섬유 업사이클 자재와 같은 탄소저감 내외장재를 채택하고, 모듈 코디네이션을 통해 자재 낭비를 최소화했다. 또 고성능 단열재와 창호를 사용하여 열 손실을 줄이고,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액티브 디자인에서는 건식바닥 난방시스템을 도입하여 실내환경의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고, 지붕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통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적극 활용했다.

미노는 실내환경의 최적화를 위해 자동화된 스마트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커튼, 조명, 냉난방 등 다양한 요소의 자동화 컨트롤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전기에너지를 대폭 저감한다. 스마트시스템은 리조트 빌라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한다.

한편, 희림과 유창은 모듈러 건축의 설계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구조시스템, 공간계획, 디자인, 내외장 모듈러 코디네이션, 디테일 개발 등을 통해 일관되고 효율적인 설계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통해 제작 기반의 상세 모델을 마련하여 설계와 시공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희림 관계자는 “현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 과정을 거쳐 1호 미노를 공장에서 제작 중이며, 오는 9월에 준공하여 리조트 내 숙박시설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앞으로 미노가 모듈러 건축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미래건축을 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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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웨이비 모듈러 주택.(사진제공=현대리바트)


가구회사인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4월 모듈러 주택 스타트업 ‘스페이스웨이비’에 1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는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모듈러 건축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아파트 빌트인과 리모델링 중심의 인테리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모듈러 주택으로 넓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스페이스웨이비는 모듈러 건축 시스템을 기반으로 단독주택 등을 제조하는 건축 스타트업이다. 모듈러 건축에 대한 다수의 기술 특허와 체계적인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독립형 주택, 이동형, 카페형 등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고객의 사용 용도에 따라 맞춤 제작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리바트는 리모델링 브랜드 ‘집테리어’를 활용해 모듈러 주택에 최적화된 주방가구, 창호, 벽지 등을 개발할 방침이다. 또 일반 가구를 비롯해 인테리어 건자재 제조와 디자인 역량을 스페이스웨이비의 모듈러 주택 개발 기술과 접목해 고품질 모듈러 주택 패키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고객의 특성과 용도를 분석해 워케이션형, 캠핑형, 펫팸족형 등 다양한 공간 모듈에 가구까지 포함된 패키지를 공동 개발하고 유통 판로 확대에도 나설 방침이다.

현대리바트는 스페이스웨이비와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해 특화 공간 설계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리바트는 자동화 생산 노하우를 스페이스웨이비에 전수해 모듈러하우스 품질 향상을 돕고 보다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생산 시스템 구축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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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웨이비 모듈러 주택.(사진제공=현대리바트)

올해 5월에는 모듈러 건축에 적용되는 인테리어 기술 개발을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사는 업무협약을 통해 △모듈러 건축용 유닛(Unit) 주방 및 욕실 개발 △모듈러 건축의 최적화된 수납공간 개발 △모듈러 건축의 연구개발 성과물 실증 △국내 모듈러 건축 발전을 위한 미래 기술개발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는 우선 철골 구조 모듈에 적용 가능한 ‘일체형 주방·욕실 유닛’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상호 기술 협력을 통해 신규 유닛에 주방과 욕실 일체화 벽체 및 건식·습식 바닥 모듈 등을 개발·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급변하는 인테리어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스페이스웨이비와의 사업 협력을 통해 인테리어 사업 확대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건설은 그간 건설사 위주로 공급이 돼 왔다. 터파기부터 골조, 기타 여러 공정이 필요해 전문적인 주택 건설업체를 통해서만 집을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주택 건설 기법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업종의 회사들이 주택 건설 주체로 나서고 있다. 모듈러 건축 이라는 건설 기술의 발달로 기존 건설업체가 아닌 타 업종의 회사도 주택 공급의 주체가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모듈러 건축 시장은 2022년 기준 1757억원으로 2030년까지 2조원대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현 경제상황 속에서 업체들은 업종 간의 벽을 넘나들며 시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모듈러 주택을 통한 주택공급 다양화가 초창기 단계이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주방전문업체, 가구회사, 생활용품 전문업체 들이 주도적으로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라면서 “기술 발달은 앞으로도 업종 간의 벽을 낮추는 만큼 시대흐름에 따른 대응과 전략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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