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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대표의 뒤늦은 수습안, 실현가능성 '의문'

큐텐 재무구조 '부실'…신규 자금 확보 어려울 전망
위시 등 해외계열사 통해 자금 조달하더라도 사태 진압에 '역부족'

입력 2024-07-30 06:00 | 신문게재 2024-07-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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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사장.(사진=큐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벌어진 뒤로 줄곧 침묵을 지켜오던 구영배 큐텐 대표가 본인의 사재를 털어서라도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지만, 업계 안팎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전문가들은 그가 제시한 자금 확충 방안이 현실성 있는 대안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9일 구 대표는 본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양사에 대한 피해회복용 자금지원을 위해 긴급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사태 후 첫 입장을 밝혔다. 구 대표는 △큐텐 보유 해외 자금 유입 △큐텐 자산 및 지분 담보의 신규 자금 유입 등을 통한 자금 마련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나아가 구 대표는 “제 개인 재산도 활용해 티몬과 위메프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밝혔지만, 실효성 있는 해결책인지는 불확실하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인 큐텐의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로 그룹 정점에 있다. 구 대표가 보유한 큐텐 지분은 42.8%로 알려져있다. 구 대표는 자신이 가진 지분을 담보로 신규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추정되나 큐텐 역시 재무구조가 취약해 구 대표의 계획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큐텐의 2021년 말 기준 누적 손실은 한화로 약 4300억원 수준인 데다 유동부채는 5177억원으로 유동자산(1454억원)의 3배를 훌쩍 웃도는 상태다.

이정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구 대표의 이번 수습안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효성있는 대안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큐텐은 싱가포르에 있는 비상장사라 경영과 재무 상황이 불투명해 얼마나 담보 가치가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큐텐이 담보할 수 있는 ‘실물 자산’이 있다면 일부 유동성을 확보할 수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앞서 태영건설의 경우 블루원 용인CC와 상주CC의 자산유동화를 통해 자금 마련에 성공한 바 있다. 이 교수는 “태영 같이 담보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자산이 있다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러한 실물자산 유무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구 대표가 또 다른 자금 확충 방안으로 내놓은 ‘큐텐 보유 해외 자금 유입’을 통한 사태 진압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큐텐은 최근 금융 당국에 해외 계열사 ‘위시’를 통해 5000만 달러(700억원)를 내달 중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는데, 이는 셀러들의 미정산 대금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부는 29일 현재까지 집계된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대금을 2100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29일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문제 관련 TF 회의를 열고 판매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소상공인진흥공단을 통한 긴급경영안정자금 2000억원과 신용보증기금·기업은행 협약프로그램 3000억원, 여행사 등 대출 이차보전 지원 600억원 등 모두 56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기존 대출·보증에 대해 최대 1년의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SC·국민·신한은행에 선정산대출에 대해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출 만기연장 지원을 요청하고, 티몬·위메프에 입점한 기업이 신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타 온라인 플랫폼 입점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티몬과 위메프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신청을 했다. 


송수연 기자 ssy12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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