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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해리스'…美 대선, K-반도체에 '훈풍이냐 삭풍이냐'

해리스 부통령, 바이든 정부 기조 이어갈 듯
"대만이 공장 수익 다시 가져갈 것"…트럼프, 반도체지원법 비판

입력 2024-07-29 06:43 | 신문게재 2024-07-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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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 공장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사진 = 삼성전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반도체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재 미국 내 반도체 팹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관련 기업들에 대한 지원 정도가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낙점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현 정부의 지원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 기업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반도체 지형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은 단순히 한 나라의 대통령을 결정하는 게 아니다”며 “글로벌 반도체 지형이 통째로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거점 구축에 틀이 바뀔 수도 있는 셈이다.

현재 조 바이든의 정책 기조는 해외 기업을 미국 내로 끌어오는 것이 핵심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해리스 부통령 역시 비슷한 기조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해리스이 바이든보다 해외 기업에게 더 우호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국 중심을 외치는 트럼프의 대항마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 투자를 다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바이든 정부의 핵심 정책 폐기를 공공연하게 밝혀온 만큼 반도체지원법에 의한 보조금 지원 축소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실제로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미국은)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다”면서 “그들은 (여기에) 짓겠지만 이후 다시 자기 나라로 가져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미국 내 공장을 짓고 있는 한국도 예외가 되긴 어려울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물론 해리스가 당선된다고 해도 법인세율 상향 가능성이 커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마냥 유리할 수도 없는 만큼 셈법은 복잡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가 돌고 있다. 특히 공장 건설을 시작하지 않은 SK하이닉스의 경우 대선 결과에 맞춰 거점 구축 여부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나온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면 우리도 완전히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미국 팹 투자에 한 발 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생산 거점 구축을 시작한 삼성전자의 경우 상황은 또 다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공장에만 440억달러(약 61조원)라는 거액을 투자한다. 미국에서 받는 보조금 규모만해도 64억달러(약 9조원)에 달한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바뀐다면 상당히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반도체 우선 정책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칩워(Chip War)’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터프츠대 교수는 “누가 승리하든 칩스법 같은 정책은 여전히 우선순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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