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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줄 막힌 티몬·위메프… 사실상 파산위기?

입력 2024-07-28 17:00 | 신문게재 2024-07-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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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기다리는 티몬 피해자들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연합)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와 ‘환불 대란’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티몬·위메프가 돈줄이 막혀 사실상 파산위기에 처했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금액은 지난 22일 기준 약 1662억원(티몬 1095억원·위메프 56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금액은 5월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만 계산한 것으로 6~7월분 미정산분 추가 발생 및 소비자 환불액까지 고려하면 티몬·위메프의 미정산액은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반면 티몬과 위메프가 보유한 현금은 이에 턱없이 부족하다. 티몬은 2023년 감사보고서마저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지난 26일 새벽 환불에 나서면서 유보금으로 마련했다고 밝힌 자금 규모가 30억∼40억원에 불과하다. 위메프는 티몬보다 상황이 다소 낫지만, 지난해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71억원)과 매출 채권 및 기타 채권액(245억원)을 합쳐 가용 현금이 316억원 가량에 불과해 미정산금을 변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에 금융당국은 티몬·위메프의 모기업인 큐텐 측에 자금조달 계획을 요구했고, 큐텐 측은 해외 계열사인 ‘위시’를 통해 5000만 달러(한화 약 700억원)를 8월 중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위시를 통해 700억 원을 끌어온다고 해도, 미정산금 규모에 비춰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700억원 조달로는 안 된다”며 “미정산 문제뿐 아니라 지금 기업 자체가 굉장히 안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 여러 차례에 걸쳐 다른 방안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티몬·위메프가 부족한 자금을 마련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모기업 큐텐도 2021년 말 기준 누적 결손금과 유동부채는 각각 4310억원, 5168억원에 달해 티몬·위메프를 지원할 여력이 없다.

이에 큐텐은 2대 주주인 몬스터홀딩스를 비롯한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기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창투사 관계자는 “SK그룹이 11번가 재무적 투자자들과 약속한 콜옵션을 포기한 이후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며 “큐텐이 추가 투자를 받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티몬·위메프가 자금난에 몰린 기업의 ‘마지막 선택’인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법정관리가 성사되려면 채권단 3분의 2, 담보권자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티몬과 위메프)의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채권자들이 법정관리에 동의해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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