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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안동댐 ‘퇴적 중금속’ 심각…대구 취수원으로 '부적합'

입력 2024-07-26 09:45 | 신문게재 2024-07-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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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댐이 대구식수원으로 부적합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 대구시)

 

대구시가 취수원으로 추진 중인 안동댐의 호수 바닥에 인체에 유해한 카드뮴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쌓여 있는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동댐 물이 낙동강 물보다 수질이 더 좋아 식수로 적합하다는 이유로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에도 대구시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옮기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5일 “구미 공업단지가 들어오고 안동댐이 들어오고 물 흐름이 멈춰지면서 낙동강 물이 썩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구시는 2022년 8월 안동댐 수질 검사에서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깨끗한 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구시의 주장은 안동댐 호수 바닥에 쌓인 중금속 수치가 아니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바닥이 아닌 물에 중금속이 포함되지 않더라도 호수 바닥에 많은 양의 중금속이 퇴적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수 바닥이 뒤집히는 등의 변화가 생기면 퇴적된 카드뮴이 바닥 위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김영훈 국립안동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할 정도는 아닌 환경 조건이 바뀌거나 어떤 상황이 바뀌면 기후도 변하고 하는데 퇴적물에서 녹아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안동댐의 퇴적된 카드뮴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

환경부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안동댐 3개 지점에서 해마다 한 차례씩 퇴적물을 검사했으며, 검사 결과, 안동댐 3개 지점 모두 카드뮴 수치가 평균 1kg에 6.79~8.5 mg으로 최악의 수질 단계인 4단계 기준치 6.09를 넘어섰으며, 4단계는 바닥에 사는 수중 생물인 저서생물에 독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수준을 말한다.

김영훈 교수는 “저서생물도 생물이고 그 저서생물에 영향을 미치면 사람한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카드뮴이 들어 있는 물을 마시거나 농업용수로 사용하면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릴 수 있다.

서울대학교 의대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말 일본에서 아연을 제련할 때 나온 카드뮴을 강에 버리는 바람에 백 명 넘게 숨졌다.

안동댐 상류에 있는 영풍제련소가 카드뮴 유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고 안동시조차도 안동댐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태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장은 “카드뮴은 하루에 22kg을 낙동강으로 보냈으니까 1년이면 8000kg를 보냈고 10년이면 8만kg이 낙동강에 진을 치고 있다. 어떻게 생물체들이 살아가나”라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시가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대구 시민들이 마시는 물을 안동댐에서 가지고 오려면 100km가 넘는 도수관로를 건설해야 하는데 적게 잡아도 2조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의장은 “더 이상 안동댐의 물을 관로를 통해서 보내는 일을 하지말고, 2조원을 들여서 낙동강을 안전하게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기후 위기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낭비하면서 시민 건강까지 위협하는 대구시의 취수원 이전 사업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안동=이재근기자 news1113@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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